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전자오락에 익숙한 개념을 스토리로 승화시키다.

2014. 8. 16. 10:02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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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와는 거리가 멀었던 홍보대대 장교가 피비린내 나는 외계인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의도하지 않게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체험을 통해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전사로 거듭난다는 스토리의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우리가 어릴 적 동네 전자오락실이나 성인이 되어서는 비디오 콘솔 게임 그리고 나아가 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흔히 접할 수 있는 컨텍스트 (많이 죽으면 죽을수록 전투력과 오락에 대한 스킬이 배가될 수 밖에 없는 현실)를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킨 형태로 볼 수 있다.

 

수많은 전투 게임에서 오락의 달인이 아닌 이상 수십차례 아니 수백차례 또는 그 이상 죽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숱한 죽음을 통해 적들의 노하우를 체득하고 어떻게 하면 적의 우두머리를 처치할 수 있는지 비법을 통달하게 된다. 마침내 어려운 역경을 딛고 적의 우두머리를 무너뜨리고 오락의 모든 끝을 맛보는 순간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과 결과를 얻는 것조차도 반복 학습을 통한 숙달능력이 떨어진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등장하는 주인공 빌 케이지(톰 크루즈)도 같은 상황이다. 오락에 비유하자면 생초짜에 불과한 케이지는 숱한 죽음을 통해 기억과 전투능력을 진화시킨다. 하지만 케이지 혼자서는 고도로 지능화된 외계인 종족을 무너뜨리기는 버겁기만 한다. 당대 최고의 여전사인 리타 브라타스키 (에밀리 블런트)의 조력을 통해 케이지는 서서히 외계인 종족의 핵심 본거지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어찌보면 단조롭고 지겹게 반복될 수 있는 설정을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마치 전자오락을 보는 것처럼 스테이지 별로 진화된 전투형태를 보여줌으로써 과연 케이지가 죽고 다시 깨날때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지게 될지 궁금증을 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톰 크루즈는 지난 해 '오블리비언'에 이어 올해에도 SF 스릴러 장르를 택했는데 미국에서의 티켓파워는 이전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 듯 보인다. 하지만 해외에서 그의 티켓파워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에서 벌어들인 흥행수익보다 거의 3배 가까이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문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고도로 발달된 일본이니 전자오락의 컨텐츠와 컨텍스트를 자연스럽게 스토리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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