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많아진 야구장, 이젠 마케팅이 필요할 때

2014. 3. 19. 06:5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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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프로야구가 이제 개막을 2주 남짓 앞두고 있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봄 날씨 같지 않았던 지난 해에 비하면 올해 봄은 한결 포근한 느낌이다. 시즌 초반 따뜻한 봄날씨가 지속된다면 2014 프로야구의 관중 동원 행보는 한층 탄력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올 시즌 프로야구는 유난히도 볼거리가 많이 늘었다.

 

30년이 넘는 프로야구의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아쉬움을 남긴 인프라 부문에서 올 시즌은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그 동안 대구구장과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악명높은 불량시설로 팬들과 선수들에게 괴로움을 안겨 주었던 무등야구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고, 대신 바로 옆에 메이저리그 구장 못지 않은 초현대식 시설의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가 새롭게 선을 보인다.

 

22,000여명을 동원할 수 있는 챔피언스 필드는 2002년 문학구장 이후 12년 만에 공식적으로 개장하는 정규시즌 전용 야구장이다. 지난 주말 개장 후 처음으로 치러진 시범경기에 이틀 동안 무려 38,000여명의 야구팬들이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를 다녀갔다. 홈팀 KIA 타이거즈는 시범 경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속하게 야구장 시설 개선에 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타이거즈의 발빠른 행보는 팬들에게 더 큰 만족을 안겨줄 것임이 분명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시설 투자 내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보이는데 야구장 외벽에 KIA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대형 로고를 부착하고 밤에는 LED 조명으로 멀리서도 눈에 뜨이게 조성하면 훨씬 아름다운 구장으로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 동안 국내 야구장에서 보기 드물었던 포수 뒤 관중석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구장 못지 않은 홈팀, 원정팀 락커룸, 다양한 테마 관람석, 쾌적한 관람환경은 한동안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KIA 타이거즈 성적이 상승세를 보여 준다면 올 시즌 타이거즈는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관중 동원 기록의 역사를 써내려갈 것이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못지 않게 화제를 모으는 야구장이 있다. 일본에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홈구장 센다이 구장이 있다면, 한국에는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을 대표 주자로 내세울 수 있다. 두 야구장의 공통점은 성공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관중 친화형 야구장으로 거듭났다는 부분이다.

 

80년대, 90년대에는 대구, 광주 못지 않게 열악한 시설로 악명을 떨쳤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한 리모델링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명품 구장으로 거듭난 대전구장은 2012년 내야 상단 스탠드 증축, 2013년 외야 펜스 확장 및 외야 테마존 조성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서는 메이저리그 형태의 포수 뒤 고급 관람석 조성 및 덕아웃 및 불펜 증축 공사를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하였다. TV 화면을 통해 비춰진 대전구장의 모습은 이제 미국이나 일본의 야구장이 전혀 부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올 시즌 내내 광주와 대전의 야구장은 야구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팬들에게 성지 순례 장소로 거듭날 것이다. 그렇다면 남부럽지 않은 인프라를 확보한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능력이 시험대 위에 오를 차례가 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필자도 올 시즌 계획 중의 하나가 광주와 대전의 야구장에 가서 직관하는 것이다.

 

다양한 여행 테마상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데 명품 야구장들을 테마로 삼은 관광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본다. 필자는 이미 부산 사직구장에도 직관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당연히 사직구장에만 갔다오는 일정이 아니었다. 모처럼 부산에 내려간 김에 다양한 관광지를 방문하고 먹거리도 즐기고 왔다. 물론 그 당시에도 테마상품이 아니었고 필자 일행이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구경했던 것이다. 만약 야구장을 메인테마로 삼아 지역 명물 식당이나 관광명소와 연계한 테마상품이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나 대전 한밭 야구장은 이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나 가족들의 여가 선용 장소로 누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고 충분한 화제를 모을 만한 인프라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처럼 야구장에 직관을 나온 야구팬들 중에는 광주나 대전에 거주하는 팬들 이외에도 필자처럼 일부러 타지에서 구경오는 야구팬들도 상당할 것이다. 지역 명소 및 먹거리 장소들과 연계된 테마상품들이 속속 선보인다면 비단 야구장 흥행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동안 KIA 타이거즈나 한화 이글스 구단은 열악한 홈구장 시설로 인해 별다른 마케팅 활동에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전세가 역전되었다. 9개 구단들 중 가장 화제성이 높은 쾌적한 시설의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의 기반을 확보하였다. 올 시즌 인프라의 혁신 뿐만 아니라 야구단의 마케팅에서도 타이거즈와 이글스가 새로운 혁신 사례를 창출했다는 뉴스가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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