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별 용병보강 유형 및 전망 (4) - 기존 전력에 융화를 우선시한 라이온즈와 트윈스

2014. 1. 31. 23:0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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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정규시즌 1,2위를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라이온즈의 경우 선발투수진을 사실상 국내 선수들이 이끌었는데 배영수(14승), 장원삼(13승), 윤성환(13승), 차우찬(10승) 등 막강한 국내 투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정규시즌 3연속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2012시즌 합작 25승을 선사한 탈보트와 고든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대신 영입한 용병 벤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둘이서 합작 10승에 머물렀다. (벤덴헐크 7승, 로드리게스 3승) 로드리게스는 부상으로 중도에 이탈하고 대체 용병으로 카리대를 영입했으나 카리대는 고작 2.1이닝만을 던지고 1패 27.00의 처참한 기록을 남겼고, 팬들 사이에서 먹튀 용병의 고유 명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나마 벤덴헐크가 한국시리즈에서 광속구를 앞세워 선발, 계투를 가리지 않고 호투한 것이 라이온즈가 지난 시즌 결정적인 순간 에 누렸던 '용병 복'이었다. 벤덴헐크는 한국시리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과 강속구라는 막강한 잠재력 덕분에 재계약에 성공하였다.

 

남은 투수 한 자리는 지난 해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16승 4패 평균자책점 2.75의 수준급 성적을 올린 우완 투수 J.D 마틴으로 채웠다. 마틴은 140km 초반의 패스트볼에 다양한 구종을 보유한 투수로서 지난 시즌 라이온즈가 역점을 두었던 강속구 용병 투수와는 다른 유형의 투수인데, 야수진이 견고한 라이온즈 특성을 감안하면 맞춰 잡는 유형의 마틴은 합리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타자 용병으로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를 영입하였다. 지난 시즌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에서 주전 2루수 조동찬과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힘겨운 일전을 치러야만 했다. 비록 김태완과 정병곤이 빈 자리를 잘 메워준 덕분에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라이온즈 내야진은 보다 더 두터운 depth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나바로는 그 동안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용병들 중 가장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던 외야수 마르티네스와 내야수 브리또를 합쳐 놓은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일발 장타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라이온즈로서는 내야진 주전경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거라 기대를 모은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 트윈스는 기존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와의 재계약을 일찌감치 선언하고 남은 두 명의 용병 선발을 위해 장고를 거듭하였다. 다른 구단에 비해 늦은 시점에 용병 계약을 발표했는데, 스펙만 놓고 보면 그다지 만족스러운 선수들은 아닌 점이 특이사항이다.

 

 

 

 

우선 벤자민 주키치가 떠난 선발 한 자리는 우완 투수 코리 리오단이 들어왔다. 리오단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아예 없는 투수이고,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했던 성적들을 봐도 그리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란 점이 팬들로 하여금 왜 그를 영입했는가에 의문을 표하게 만들고 있다.

 

타자도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내야수 조쉬 벨을 영입했는데 장타자보다는 중거리 타자 이미지에 가까운 선수이다. 주로 3루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들어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던 정성훈을 대신하여 주전 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벨이 3루에 안착하게 되면 올 시즌을 앞두고 1루 수비훈련을 새로 받고 있는 정성훈이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기용되면서 자연스레 좌타자 일색의 타선에 우타 라인 보강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 동안 트윈스는 메이저리그 경력과 스펙들을 우선시해 용병들을 영입한 경향이 짙었으나 이번에 새로 영입한 리오단과 벨은 구단 프런트가 직접 보고 선택했다는 점이 차별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름값이나 스펙보다는 팀과의 친화력 현장 적응능력 등을 감안한 선택이라 할 수 있는데 만약 이들 신입 용병 선수들이 연착륙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베스트이겠지만 그와는 정반대일 경우 트윈스는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카오스에 빠질 우려가 있다.

 

물론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등의 국내 선발투수들이 안정적인 활약을 펼쳐주고 새로 가세하는 윤지웅, 임지섭, 김선우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트윈스의 올 시즌 전력은 변수가 너무 많이 도사리고 있다. 타선 또한 주축 선수들인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이 전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그 동안 안해본 가을야구 경험을 한 것이 일시적인 신기루에 머물지 않으려면 올 시즌이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인데 이른바 가을야구 2년차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또 다른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올 시즌 1선발로 변함없는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에이스 리즈가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트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용병 모두를 새롭게 판갈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과연 대체 용병으로 어떤 투수를 영입하는 가도 올 시즌 트윈스 전력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라이온즈 또한 부동의 마무리 오승환이 해외로 이적하면서 전력을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양팀의 성적은 예상 외로 용병 선수들의 활약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전력에 융화를 최우선으로 삼은 양팀의 용병 선발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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