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울 파이어볼러가 등장할 것인가

2014. 3. 19. 07:42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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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는 묘미 중의 하나는 관중석에도 선명하게 들려올 정도로 울려퍼지는 포수의 미트를 강타하는 강속구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 흥행을 주도한 주역인 최동원과 선동열의 강속구 맞대결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었다. 강속구 투수들의 등장은 언제나 야구판에 새로운 흥미와 이야기 거리를 몰고 오는데, 1990년대 초반 박동희(롯데 자이언츠), 2000년대 초반 엄정욱(SK 와이번스), 2005년 신인왕을 거머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2011년 돌풍을 몰고온 최대성(롯데 자이언츠)과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레다메즈 리즈 등은 가볍게 던지는 것처럼 보여도 150km를 거뜬히 상회하는 강속구로 야구판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중에서 오승환은 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군림하면서 '돌직구'라는 단어를 그만의 전매특허로 자리잡게 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의 돌직구는 일본에서도 꽤나 큰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과연 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파이어볼러 후보군들은 어떤 선수들이 있을까.

 

시범경기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꼽는다면 넥센 히어로즈의 조상우, 한화 이글스의 최영환, 그리고 KIA 타이거즈의 한승혁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직 이 세 명의 투수들 모두 경험이 상당히 부족한 관계로 당장 올 시즌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제구력만 뒷받침된다면 워낙 공의 위력이 좋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리그에 연착륙할 가능성도 높다.

 

대전고 시절부터 파이어볼러로 각광 받은 조상우는 2012년 넥센 히어로즈 입단 이후 지난 해부터 감독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의 특별관리를 받으며 올 시즌 본격적으로 계투요원으로 출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첫 등판한 경기에서 세 타자 연속삼진으로 두각을 나타낸 조상우는 아직 제구력의 영점조절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지만 코칭스태프의 지속적인 중점 관리 하에 경험을 쌓는다면 올 시즌 팀내 신형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강지광과 더불어 투, 타에서 새로운 영건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화 이글스의 최영환은 지난 시즌 송창식에 이어 독수리 마운드의 구세주로 거듭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마당쇠로 활약했던 송유석의 투구폼을 연상시키는 듯한 독특한 투구폼이 인상적인 최영환은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투구폼과 내리꽂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전달하는 직구, 그리고 예리한 각도의 커브를 주무기로 삼아 시범경기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명예회복을 노리는 김응용 감독에게 최영환은 큰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송창식이 지난 해만큼의 활약을 펼치고 최영환이 송창식 앞에서 뒷문을 확실히 잠가 준다면 이글스는 리그의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것이다.

 

매년 기대를 모으지만 정작 정규 시즌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던 파이어볼러 한승혁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곽정철, 박지훈, 유동훈 등 팀내 주축 불펜요원들이 모조리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한승혁에게 그만큼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전망이다. 여전히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제구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프로 4년차인 한승혁에게 면죄부가 주어질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매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면 더 이상 프로 선수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한승혁의 아버지는 1980년대 미남 공격수 최천식과 더불어 인하대 돌풍을 일으켰고, 대한항공 배구단 창단멤버 및 감독으로서 맹활약을 펼친 공격수 한장석이다. 현역시절 한장석은 공격수로서는 다소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진가를 떨쳤는데 한승혁이 부디 아버지 배짱의 절반만 물려 받아도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마운드에 전광석화 같은 강속구를 꽂아넣는 투수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짜릿한 청량감과 쾌감을 느끼게 한다. 류현진, 윤석민, 오승환 등 국내 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던 주축 투수들이 대거 해외로 이탈한 가운데서 과연 새로운 얼굴들이 얼마나 등장하게 될 것인가도 올 시즌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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