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5. 23:15ㆍSports BB/야구라
2013 정규시즌 못지 않게 뜨거웠던 스토브리그가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각 팀의 전력보강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변수가 남아 있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구단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PK (부산, 경남)지역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는 나란히 FA,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하며 2014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팀은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보다는 플러스 요인이 돋보인다. 돋보이는 플러스 요인 덕분에 양팀의 전력은 내년 시즌 4강 아니면 그 이상을 넘볼 가능성도 충분히 내재하고 있다. 양팀의 전력보강 요인을 살펴본다.
1. 롯데 자이언츠 - 에이스 장원준의 복귀, 백업포수 장성우의 성장, 그리고 중심타선 보강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 이글스나 두산 베어스처럼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조용하게 그리고 내실있는 전력보강에 성공하였다. 우선 인위적인 보강이 아닌 자연스런 보강을 통해 자이언츠는 선발진과 포수진 강화에 성공하였다. 경찰청에 입대했던 장원준과 장성우가 복귀하는 것이다. 입대 전 2008년부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로 군림했던 장원준의 가세는 기존 송승준, 유먼, 옥스프링으로 구성된 선발진의 두터움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청에 입대한 두 시즌 동안 공격력이 눈부시게 향상된 모습을 보인 장성우는 기존의 강점인 투수 리드와 수비능력과 더불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기존 주전 강민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자이언츠 배터리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인 강민호와 강영식을 모두 붙잡는데 성공한 자이언츠는 올 시즌 내내 중심타선의 부재로 곤란함을 겪었는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괴력을 선보인 두산 베어스의 최준석을 4년 35억원 (계약금 15억원, 연봉 4억원, 옵션 4억원)에 다시 친정으로 복귀시키면서 중심타선에 중량감을 더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이언츠는 베네주엘라 출신의 거포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하여 순식간에 중심타선에 합계 240kg이 넘는 육중한 거포들을 배치한다. 중심타선이 눈에 띄게 강화되면서 자이언츠는 또 다시 이대호, 홍성흔이 함께 중심타선에 함께 배치되던 당시 병살타 고민으로 속앓이를 했던 시절로 복귀하게 되었는데, 병살타로 인한 고민보다는 결정적인 순간 한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궁극적으로 팀에 더 도움이 되었음을 깨달은 듯 싶다.
최준석과 히메네스가 육중한 무게 만큼 타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안겨준다면 자이언츠 중심타선의 강화와 더불어 6번 이하 타순까지 연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부분은 테이블세터 진인데 올 시즌 가능성을 시험 받았던 김문호, 이승화, 조홍석 등이 과연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성장해 줄 것인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2. NC 다이노스 - 한국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재현이 가능할 것인가
1998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입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창단 4년차인 2001시즌 당대 최강팀 뉴욕 양키스를 제압하고 월드시리즈 패권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랜디 존슨, 커트 쉴링, 루이스 곤잘레스, 토니 워맥 등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한 덕분에 가능한 성과였다. 물론 우승의 중심에는 코리안 잠수함 특급 김병현도 자리하고 있었다.
1군 무대 진입 2년차를 맞이하는 NC 다이노스는 한층 두터워진 전력을 통해 4강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전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FA 시장에서 김경문 감독의 두산 베어스 시절 수제자였던 중견수 이종욱, 유격수 손시헌을 영입하면서 외야진의 depth와 내야진의 안정감을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외국인 선수 4명을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기존에 좋은 활약을 펼친 에릭, 찰리와 재계약에 성공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우완 테드 웨버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한층 강화했고, 타자로는 장타력을 겸비한 외야수 에릭 테임즈를 영입하면서 중심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 비해 한층 두터워진 선수층을 보유하게 된 다이노스는 에릭, 찰리, 웨버의 3명의 선발투수들과 올 시즌 신인왕인 이재학, 그리고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이승호, 노성호, 이성민, 이태양 중의 한 명이 가세하면 다른 구단에 전혀 밀리지 않는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완성된다.
그리고 올 시즌 전력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은 중간 계투진은 새로 영입한 노장 박명환, 이혜천 등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만약 두 투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기존의 손민한과 더불어 다이노스 계투진은 한층 안정감을 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임창민, 이민호, 손정욱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면 다이노스의 돌풍은 태풍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2013 프로야구의 가장 큰 화두는 두산, LG, 넥센 등 서울에 연고지를 둔 구단의 돌풍과 약진이었다. 하지만 2014 프로야구는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전력보강의 양상을 볼 때 PK에 기반을 둔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돌풍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홈팬들의 열기가 가장 열광적이고 화끈한 양팀의 맞대결은 프로야구 리그에 '부마(부산-마산) 더비'라는 새로운 컨텐츠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창단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관중 동원 5위에 오른 NC 다이노스와 비록 올 시즌 급격한 관중감소를 겪었지만 내실있는 전력보강을 통해 도약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가 과연 내년 시즌 관중 동원에 태풍의 눈이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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