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우산효과, 이글스의 테이블 세터진을 완성하다

2013. 11. 17. 10:21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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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각 구단의 FA 우선 협상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은 한화 이글스였음이 드러났다. (물론 다른 구단들도 움직였을지 모르지만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는 결과가 모든 것이 말해준다.) 리그 최고의 테이블 세터들로 꼽히는 SK 와이번스 정근우와 KIA 타이거즈 이용규를 각각 70억, 67억이라는 역대 2,3위의 FA 금액을 투자하며 이글스는 단번에 빈 자리나 다름 없었던 테이블 세터진을 완성하였다.

 

이글스의 과감한 베팅은 이미 올 시즌이 종료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에이스 류현진의 포스팅을 통해 무려 28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심각한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이글스로서는 팀 전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팬들에게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280억원의 사용처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었다.

 

FA 우선 협상기간 마감 직전 내부 FA 였던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을 잔류 시키는데 성공한 이글스는 역대 최고의 투자를 통해 전력의 허약한 부분을 어느 정도 메우는데 성공하였다. 팬들은 상당한 만족감과 환영을 표시하고 있고, 지난 시즌 야구 인생 사상 가장 험난한 시기를 보냈던 김응용 감독도 어느 정도 만족을 표하고 있다.

 

 

 

 

이글스의 과감한 베팅은 이미 2012 시즌을 앞두고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201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글스는 일본에서 다시 유턴한 간판타자 김태균에게 연봉 15억원을 안겨주었고, 국민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마침내 국내 리그에 복귀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FA 시장에 나온 중간계투 요원 송신영을 영입하면서 이글스 팬들과 구단은 마치 2012 시즌 우승이라도 예약이 된 것처럼 들뜬 기대감을 표시하였다.

 

하지만 이글스의 전력은 생각 외로 허술한 부분이 너무 많았으며, 문제는 김태균이 아무리 4할에 가까운 방망이를 휘둘러도 김태균 앞에 베이스를 채우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았고, 박찬호는 사실상 안식년을 국내 리그에서 보내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류현진만 마운드에 오르면 타자들은 벙어리가 되면서 류현진은 자신을 스스로 힐링하고 보듬을 수 밖에 없었다.

 

2014시즌을 앞둔 한화 이글스의 전력은 과연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 일단 이용규와 정근우의 가세는 수비와 기동력 향상에 큰 공헌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용규는 어깨 수술로 인해 사실상 전반기를 통째로 거르게 된다. 정근우도 시즌을 치르면서 잔부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두 선수가 몸값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에 오버 페이스를 할 경우 이글스는 이들에게 쏟아부은 137억원을 통째로 허공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

 

일단 김응용 감독의 소감 첫 마디의 핵심은 정근우, 이용규도 예외 없이 포지션 경쟁의 일원임을 분명히 밝혔다. 숱한 스타급 선수들을 다뤄봤던 노련한 감독이기 때문에 정근우, 이용규를 활용한 전력 극대화 방법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타선의 뼈대와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질 수 있게 공격력과 수비력이 보강되었다.

 

하지만 이글스 투수진은 여전히 총체적 난국이다. 매년 기대를 모으지만 좀처럼 성장을 거부(?)하고 있는 류창식과 김혁민이 내년 시즌에는 최소 각각 8승 이상씩은 거둘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 만약 메이저리그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이클 와카, 죠 켈리 급으로 커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겠지만 그들이 보여준 활약상의 80%만 해줘도 대성공일 것이다.

 

이미 2012 시즌 뼈아픈 실패를 경험해본 탓인지 이글스 구단이나 팬들은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을 환영하면서도 일단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아직 이글스 전력은 메워야할 구멍이 많다. 하지만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남아있다. 2차 드래프트와 3명으로 늘어난 용병영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용병의 경우 매년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현 상황을 냉정히 분석해서 시즌 초부터 제대로 된 용병 활약을 기대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류현진은 팀을 떠나서도 이글스 구단에 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잘 키운 에이스 하나가 팀의 테이블세터진을 완성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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