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가치가 급등한 FA 장원삼, 반전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2013. 11. 12. 01:09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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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가 각 구단별 FA 협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원 소속팀과 협상기간 동안 과연 얼마나 많은 FA 선수들의 계약이 체결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희소성과 젊은 나이로 인해 현재 FA 대상 선수들 중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선수 중의 한 명인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는 11일부터 구단과 우선 협상을 시작했으며,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협상 분위기는 상당히 우호적이었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이번 FA 시장은 근래들어 가장 우수한 자원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특히 야수 쪽은 이종욱, 정근우, 이용규 등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리드오프 요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각 구단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다. 반면에 투수 쪽은 야수에 비하면 다소 조용한 편이다. 가장 최대어로 꼽히던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이 해외진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수 중에서 단연 눈여겨볼 투수가 있긴 하다. 좌완 선발요원인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삼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장원삼은 짝수해에는 어김없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고 홀수해에는 부진을 거듭하는 널뛰기식 패턴을 보이다가 올 시즌 마침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평균자책점은 4점대에 머물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장원삼은 등판한 두 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하며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하였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한 이후 장원삼은 통산 88승 6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가장 희소성이 높은 좌완 선발요원으로서 장원삼만큼 매력적인 가치를 지닌 자원도 리그에서 드문 상황이다. 2009년까지 히어로즈에서 활약하던 장원삼은 2010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게 되었고, 2011시즌부터 올해까지 팀이 3년 연속 통합우승을 거두는 동안 명실상부한 좌완 1선발로서 충실한 활약을 펼쳤다.

 

장원삼의 최대 강점은 큰 경기에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친 것 외에도 2011 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 당시 선발투수로 등판해 승리의 기반을 놓는 호투를 펼치면서 강한 인상을 심었다. 프로 입단 첫 해 12승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 해에는 '괴물' 류현진이 신인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는 바람에 묻혀질 수 밖에 없었다.

 

때마침 김광현, 양현종 등이 류현진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로 불리면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동안 장원삼은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2012시즌 생애 첫 다승왕에 오르면서 장원삼은 자신의 꾸준한 가치를 몸소 입증하고 있다.

 

과연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장원삼이 팀을 옮길 가능성은 얼마나 높아 보일까. 현재로선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라이온즈에서 선수로서 이룰 것은 모두 다 이룬 장원삼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다.

 

만약 장원삼이 새롭게 팀을 이적한다면 과연 어느 팀이 될 것인가. 필자의 그리 뛰어나지 않은 상상력으로 예상하는 두 팀은 다름 아닌 서울에 연고를 둔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이다.

 

우선 넥센 히어로즈는 장원삼이 트레이드 되기 전 몸담았던 친정팀이다. 최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각종 인터뷰에서 장원삼의 트레이드를 두고두고 아쉬운 트레이드로 기억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2012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는 FA 이택근을 무려 50억원에 영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가슴 아픈 트레이드 흑역사의 일부분을 스스로 지워낸 바 있다.

 

히어로즈는 더 이상 주력선수를 내다파는 구단이 아니다. 현재 이장석 대표는 더 이상 거액의 FA를 영입할 자금이 없다면서 FA 영입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장원삼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장원삼이 복귀할 경우 히어로즈는 기존의 나이트, 벤 헤켄과 더불어 최강의 원, 투, 쓰리 펀치를 형성할 수 있다. 올 시즌 한 때 우승을 노려볼만한 자리까지 올라섰던 히어로즈로서는 현재 상승세에 오른 전력을 더욱 활성화시켜 내친 김에 창단 첫 우승을 노리기 위한 과감한 베팅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원삼 본인으로서도 예전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진 운동환경에서 옛정이 가득한 동료들과 함께 보다 편안하게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선발진의 안정을 구축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였다. 리즈,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등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트윈스는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선발진 부재를 극복하였다. 하지만 내년 시즌 올 시즌 첫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의 컨디션 지속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주키치가 빠진 왼손 선발은 신재웅이 대신 투입되었지만 여전히 카리스마가 모자란 느낌이다.

 

장원삼이 만약 트윈스 선발진에 가세한다면 리즈-장원삼-류제국이라는 매력적인 선발 트리오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장원삼 본인으로서도 삼성 라이온즈 못지 않게 운동환경이 좋은 LG 트윈스에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하는 액수로 입단하는 것을 굳이 마다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삼성 라이온즈에서 자신의 우승에 대한 열망과 개인기록 향상에 대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은 장원삼이 과연 라이온즈에서 안정이라는 진로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우승 가능성을 위한 도전을 택할 것인지 판가름은 조만간에 결정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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