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초보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첫 판을 따낸 히어로즈

2013. 10. 9. 02:34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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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3위 넥센 히어로즈와 4위 두산 베어스 간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장 큰 변수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베어스를 상대로 얼마나 정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지의 여부였다. 10월 8일 양팀의 1차전이 펼쳐진 목동구장은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인해 포스트시즌 답지 않게 차분한 분위기였고, 오히려 정규시즌 때의 풍경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이유는 당초 매진된 예매티켓들 중 3,000여 장이 취소표로 쏟아지면서 빈 좌석이 속출하게 되면서인데, 사전에 현장매표를 별다른 이유없이 차단한 KBO의 납득하기 어려운 원칙이 빚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양팀의 외국인 에이스 나이트(히어로즈)와 니퍼트(베어스)의 맞대결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초반은 양팀 유격수 강정호와 김재호의 수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강정호는 1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이종욱의 빗맞은 내야안타성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선발투수 나이트를 지원한 반면, 김재호는 첫 타자 서건창의 내야안타성 타구를 부정확하게 송구하는 바람에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키 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한다. 1회말 수비에서 2점을 내준 베어스는 2회초 공격에서 1사 후 5번 홍성흔 부터 8번 양의지까지 4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2-2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한다. 1사 1,3루의 절호의 찬스에서 베어스 김진욱 감독은 9번 김재호에게 스퀴즈 작전을 지시한다. 하지만 김재호의 번트 타구는 물먹은 그라운드에서 더 이상 굴러가지 않고 히어로즈 포수 허도환 앞에 떨어졌으며, 결국 3루 주자 정수빈은 홈으로 쇄도조차 못하고 횡사 당한다.

 

베어스로서는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흔들리는 나이트를 상대로 허를 찌르는 작전을 통해 초반에 무너 뜨리는 시도는 좋았지만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인해 그라운드 사정이 번트를 굴리기엔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지 못하면서 베어스는 역전찬스를 허무하게 날리고 말았다. 올 시즌 공격력이 일취월장한 김재호를 믿고 맡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장면이었다. 김재호가 외야로 플라이만 띄웠어도 3루에는 발이 빠른 정수빈이 있었던 만큼 베어스로서는 정공법을 통해 확률 높은 득점찬스를 살릴 필요가 있었다.

 

초반에 흔들렸던 양팀 선발투수는 안정을 빨리 되찾으면서 경기 흐름은 3회부터 투수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베어스는 6회초 공격에서 1사 3루의 찬스를 맞이하지만 믿었던 중심타선 (4번 김현수, 5번 홍성흔)이 평범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면서 찬스를 무산시킨다. 결국 경기 흐름은 다시 히어로즈로 넘어오게 되고 히어로즈는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2사 2루에서 이성열의 좌전안타로 다시 3-2로 앞서가게 된다.

 

양팀 선발투수들이 물러난 이후 양팀은 계투요원들의 맞대결로 진행되었다. 경험부족이 우려된 히어로즈는 한현희와 강윤구 등이 자신의 몫을 수행하며 8회 2사 상황에서 마무리 손승락에게 공을 넘긴다. 베어스도 핵심 계투요원인 홍상삼과 윤명준을 투입하며 맞불을 놓는다.

 

올 시즌 구원 1위 손승락이 투입된 만큼 경기는 그대로 히어로즈의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야구의 의외성은 예기치 못한 반전을 불러 일으키는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반전의 법칙이 적용되었다. 9회초 2사 후 베어스는 이원석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마지막 불씨를 살린다. 그리고 이 날 경기에서 가장 활발한 타격감을 선보인 정수빈은 손승락의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이택근의 키를 넘기는 동점 적시타를 터뜨린다. 극적인 동점을 이룬 베어스 벤치는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믿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블론 세이브를 범한 히어로즈는 침체될 수 있던 상황에서 9회말 찬스를 잡기 시작한다. 선두타자 유한준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만든다. 베어스 배터리는 1번 타자 서건창을 고의 4구로 거르고 병살을 유도하기 위해 1사 1,2루 상황을 만든다. 베어스는 윤명준 대신 경험 많은 정재훈을 올려 위기 탈출을 모색한다. 정재훈은 첫 타자 장기영을 1루 땅볼로 유도하고 아웃카운트를 늘리는데 성공한다. 타석에는 경기 내내 침묵을 지켰던 히어로 즈 캡틴 이택근이 들어섰다. 이택근은 정재훈의 바깥쪽 직구를 통타하여 경기를 마무리 짓는 끝내기 타점을 올리면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막을 내리게 된다.

 

 

 

히어로즈는 창단 후 첫 포스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가장 중요한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한다. 반면에 베어스는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작전 미스와 집중력 부족으로 아쉽게 경기를 내주고 만다. 베어스로서는 반드시 2차전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히어로즈로서는 3차전과 4차전 선발 투수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만큼 벤 헤켄이 등장하는 2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의 분수령이 될 2차전의 경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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