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못하는 야구팬을 호구로 만드는 포스트시즌 예매시스템

2013. 10. 6. 15:26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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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여동안 집에 들어와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스마트폰, PC, 심지어는 태블릿을 동원하여 와이프와 함께 클릭질을 반복하였다.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예매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1시간 15분 동안의 노력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고 남은 것은 한숨 뿐이었다.

 

 

 

 

포스트시즌의 모든 티켓은 인터넷을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부지런히 줄을 서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예매에 실패한 기억은 2009년 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프로야구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에 정규 시즌 주말경기 조차도 예매하는 것이 힘겨운 일이 되었지만, 포스트시즌 예매는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보도가 되었지만, 인터넷 예매를 1인당 4장으로 제한시켜도 과연 예매하는 인력들 중에 순수한 야구팬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문제라고 여겨진다. 앞으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펼쳐질 10월 8일 이전까지 주요 포털 사이트의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포스트시즌 티켓 구입전쟁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KBO에서는 현장예매 제도를 없애면 암표상들의 영역이 제한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암표를 전문적으로 파는 일당들이 마치 개그콘서트 '황해'에 나오는 이들처럼 어수룩하지는 않다. 아마도 뛰는 야구팬 위에 나는 암표상으로 군림하면서 일정 부분 그들이 원하는 사재기에 성공했을 것이다.

 

이제 표를 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은 주요 포털 사이트의 중고품 거래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비굴한 검색을 하거나 경기가 펼쳐지는 당일 현장에서 남는 표가 있는지 기웃거리는 정도 밖엔 없다. 물론 동 시간대에 접속자가 예상보다 과다하게 들어오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예매 사이트에서 미리 접속을 해서 운좋게 표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표를 구입할 수 있는 진행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인터넷 예매에 실패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현행 포스트시즌 예매제도에 대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반문하고 싶어진다. 현장 매표분을 일정부분은 마련해서 좀 더 부지런한 야구팬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본다. 클릭 못하는 야구팬을 호구로 만드는 포스트시즌 예매시스템 앞에서 5년째 연속 호구가 되다보니 기분이 불편해진다. 그나마 예매일자가 주말이라 모처럼 직장에서 눈치 안보고 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역시나 호구가 되고 말았다.

 

현장에서 2시간 넘게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말 오후 설레였던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고 있다. 좌석은 500석 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매를 주관하는 사이트는 마치 접속 IP를 사전에 검열해서 배급하는 것처럼 좀처럼 표를 구입할 기회를 주지 않는데, 기분이 영 개운하지 못하다.

 

계속해서 야구팬들의 클릭질에만 예매의 성패를 좌우시키는 현행 포스트시즌 예매 시스템이 과연 최선인 것인지 KBO에 묻고 싶어진다. 그리고 해당 예매 시스템을 주관하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 운영사에도 제대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도 묻고 싶어지는 바이다. 2009년 이후 포스트시즌을 구경하고 싶어도 클릭을 제대로 못해 또 다시 호구가 된 필자의 넋두리였다.

 

 

 

과연 이게 최선입니까. 안정적인 시스템을 위해 얼마나 고민하셨나요? 그리고 접속순이라면 혹시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텐트라도 치고 앉아 있어야 했는지요. 국내 최대의 오픈마켓을 운영하시는 사이트치고 늘 수요예측을 이렇게 못하셔서 과연 밥빌어 먹고 살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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