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집중력 '어메이징 LG' 1위 등극 초읽기

2013. 8. 14. 08:57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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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구장이 8월 13일 화끈한 타격전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란히 1게임차로 정규시즌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초반부터 불꽃튀는 난타전으로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다. 기선을 먼저 잡은 팀은 트윈스였다. 1회초 트윈스는 1사 1,2루에서 2루 주자 권용관이 라이온즈 선발투수 장원삼의 견제 악송구를 뒤늦게 확인하고 3루로 질주했으나 아웃되면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듯 보였다.

 

그러나 4번 타자 정의윤이 선취점을 뽑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트윈스는 가라앉을 뻔한 분위기를 되살려 놓았다. 그러나 라이온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7월 8일 이후 처음으로 선발등판한 트윈스 선발투수 주키치를 초반부터 공략하며 박한이의 동점 적시타, 이승엽의 땅볼 등으로 역전에 성공한다. 그러나 트윈스는 곧바로 2회초에서 박용택의 땅볼로 동점에 성공한다. 그러나 라이온즈는 좀처럼 영점조절에 애를 먹는 주키치를 집중공략, 3점을 뽑아내며 5-2로 달아난다.

 

그러나 트윈스 타자들은 모처럼 선발 등판한 주키치를 작정하고 지원에 나선 듯 3회초 불꽃 공격을 재점화시킨다. 오지환의 밀어내기, 윤요섭의 적시타, 박용택의 역전 적시타로 단숨에 6-5로 역전에 성공한 트윈스는 2번 타자로 나선 '권병장' 권용관이 장원삼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작렬하며, 장원삼을 KO 시킨다.

 

권용관은 주말 베어스와의 2연전에 이어 세 경기 연속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면서 '조연의 반란'을 일으켰다. 믿었던 에이스 장원삼이 무너진 라이온즈를 상대로 트윈스는 4회 정의윤의 솔로포, 이병규의 적시타 등을 앞세워 12-5로 달아난다. 하지만 라이온즈의 집중력은 여전히 집요했다. 5회말 2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3루 내야안타와 실책을 묶어 12-7로 추격하며 승리투수 요건에 간신히 도달하려던 주키치를 결국 마운드에서 끌어 내린다.

 

트윈스는 최근 좋은 흐름을 보이는 김선규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선규는 처음 상대한 김상수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더니 배영섭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경기를 단숨에 12-9 박빙 상황으로 만들어 놓는다. 김선규는 주말 베어스와의 2연전에서도 승부처 상황에서 좀처럼 자신의 구위를 발휘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한희나 정찬헌 등 롱 릴리프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들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올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 장면이었다.

 

12-9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줄 뻔한 상황에서 좌완 원포인트 계투요원 이상열을 내세워 겨우 진화에 성공한 트윈스는 6회초 선두타자 오지환이 결정적인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승부의 흐름을 트윈스 쪽으로 돌리는데 성공한다. 오지환은 8회초에서도 구원투수 권혁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루타를 터뜨리는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친다.

 

트윈스는 9회초에도 이병규(7번)의 행운의 안타로 2점을 더 추가하며 달구벌 대첩 첫 경기를 16-9 완승으로 장식했다. 예상 외의 타격전이 펼쳐졌고 양팀은 집요한 공격력을 선보였으나 트윈스의 공격력이 한층 더 집요함을 보이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대패한 라이온즈는 그나마 얻은 수확이라면 5회부터 사실상 패전처리조로 투입된 김현우가 생각보다 오래 버텨주면서 계투진에 휴식을 가져다 준 부분이다.

 

트윈스는 막강 화력으로 투수들의 부진을 커버하며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없애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주키치가 여전히 난조를 보이고 있어 향후 그의 활용 방안에 대해 김기태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2011, 2012 시즌 전반기 막판에 잠시 중간계투조로 투입되었던 사례를 감안하면 현재 팀내 류택현, 이상열로 보티고 있는 좌완 계투진에 주키치를 투입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또한 점수차가 여유있는 상황에서 2이닝 정도는 버텨줘야 했던 김선규가 오히려 경기 흐름에 불을 지른 점도 트윈스로서는 다소 찝찝한 부분이었다. 결국 점수차가 4점 이상 나는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필승계투조 이동현을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마무리 봉중근을 아낄 수 있었던 부분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선두권 경쟁에 분수령이 될 중요한 2연전에서 강공 전략보다는 선발투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여유'의 전략을 택했는데, 첫 경기에서 오히려 선수들이 마음 놓고 활약을 펼치는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증명되었다. '마음을 비울수록 얻어지는 것들'이라는 책 제목이 떠오르는 트윈스의 경기력이었다. 무서운 진격을 펼치면서 1995시즌 이후 18년 만에 승패마진 +20에 도달한 트윈스의 행보가 리그를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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