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라이온즈 트라우마에서 탈출한 타이거즈

2013. 8. 12. 08:34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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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14차전이 펼쳐진 광주구장. 6회초 라이온즈 대타 우동균이 적시타를 작렬하여 경기가 5-2로 벌어지자 타이거즈에게 올 시즌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던 '라이온즈 트라우마' 악령이 여전히 유효할 분위기였다. 그리고 라이온즈 마운드에는 올 시즌 타이거즈를 상대로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윤성환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추가점을 내준 타이거즈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용규가 상대 수비 실수가 겹친 2루타로 출루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좋은 타격감을 보인 이범호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다. 라이온즈는 1사 후 곧바로 필승 계투요원 안지만을 올려 조기 봉쇄에 들어간다.

 

안지만은 처음 상대한 타자 나지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라이온즈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안정적인 잠그기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희섭과 안치홍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다. 타석에는 부상당한 김주찬을 대신해 1군에 콜업된 프로 5년차 이종환이 들어섰다. 이종환은 1군으로 콜업되자마자 바로 경기에 투입되었는데 하필 8월 11일 경기에 타이거즈는 빨간색 상의와 검정색 하의의 전통적인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유니폼 데이 행사를 실시했고, 1군에 바로 콜업된 이종환은 별도로 맞춰진 이벤트 유니폼이 없어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빌려 입어야만 했다.

 

이종환은 안지만의 폭투로 팀이 5-3으로 따라 붙은 상황에서 결정적인 중전 동점 적시타를 터뜨린다. 상체가 워낙 우람해서 다소 땅딸막해 보이는 체구의 이종환은 특유의 파워 넘치는 스윙과 더불어 평범한 땅볼에도 전력 질주하는 투지를 보였다. 모처럼 1군에 올라왔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종환의 간절함이 경기를 지배하는 순간이었다.

 

5-2에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든 타이거즈는 8회말 2사 3루에서 진갑용의 패스트볼 때 3루 주자 안치홍이 과감하게 홈에 들어오면서 역전에 성공한다. 그 동안 라이온즈에게 앞서다가도 후반에 역전을 헌납하던 모습과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9회초 타이거즈는 마무리 윤석민을 올린다. 윤석민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140km의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선두타자 조동찬을 삼진, 진갑용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드디어 지긋지긋한 라이온즈 트라우마 탈출에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둔다.

 

하지만 라이온즈는 대타 정형식을 내세워 끝까지 반격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윤석민은 볼카운트 3-2에서 회심의 몸쪽 직구를 꽂았으나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으면서 2사 1루의 상황이 된다. 스트라이크로 판정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애매한 볼판정이었다. 윤석민은 다소 흔들리는 기색이 보였고 후속타자 배영섭도 볼넷으로 내보내며 역전 위기에 몰린다.

 

그러나 박한이를 상대로 과감한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길고긴 라이온즈 전 11연패의 터널에서 탈출하게 된다. 1980년대, 90년대 리그를 호령했던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전통의 유니폼을 입고 나온 타이거즈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라이온즈 트라우마 탈출에 성공한다. 무엇보다도 1군에 호출되자마자 결정적인 순간에 귀중한 동점타를 터뜨린 이종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종환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혼을 쏟는 집념의 플레이를 선보였는데, 현재 4강 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타이거즈가 앞으로 반등하기 위해 필요한 모습이라 여겨진다. 모처럼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경기 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하이파이브를 함께 나눈 타이거즈가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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