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달라진 트윈스, 잠실대첩을 위닝시리즈로 이끌다.

2013. 8. 5. 06:54Sports BB/야구라

728x90
반응형

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1,2위를 달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잠실 주말대첩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 1승씩을 나눠 가졌고 8월 4일 일요일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쟁취하기 위한 한판 승부를 펼쳤다. 올해 홀수해 징크스를 극복하고 있는 좌완 장원삼(라이온즈)과 팀에 가세한 이후 자신이 등판한 11경기에서 무려 8승(본인 4승 포함)을 안겨다주면서 '러키보이'로 자리매김 중인 류제국(트윈스)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 라이온즈와 트윈스의 주말 대첩 마지막 경기의 포문은 라이온즈가 먼저 열었다.

 

2회초 선두타자 채태인이 2루타로 진루한 상황에서 후속타자 박석민의 타구를 3루수 정성훈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놓치는 바람에 순식간에 무사 2,3루의 위기상황으로 돌변하였다. 이후 강명구의 땅볼과 진갑용의 적시타로 라이온즈는 2점을 먼저 선취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인해 트윈스 선발투수 류제국은 대량실점 위기를 맞이했으나 특유의 침착한 피칭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2점으로 막는데 성공한다.

 

곧바로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트윈스는 선두타자 정의윤이 중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는다. 후속타자 캡틴 이병규가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트윈스의 추격이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지지부진할 분위기였으나, 6번 정성훈이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면서 트윈스는 곧바로 1점을 만회한다. 이어진 1사 2루 상황, 오지환 타석에서 정성훈은 초구에 과감하게 3루 도루를 감행한다. 하지만 좌타자 오지환이 타석에 서 있는 상황에서 라이온즈 포수 진갑용은 손쉽게 이동하여 3루로 정확하게 공을 뿌렸고, 정성훈은 허무하게 아웃되고 만다. 정성훈의 과욕이 상승세의 경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트윈스는 동점 찬스를 아깝게 놓치면서 경기를 끌려다닐 듯한 흐름에 놓이게 되지만 4회말 공격에서 4번타자 정의윤이 동점홈런을 작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한다. 정의윤에게 홈런을 내준 라이온즈 선발투수 장원삼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이어 이병규에게 볼넷, 정성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3루 위기에 놓이게 된다. 정성훈의 안타 때 캡틴 이병규는 허벅지가 안좋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절뚝거리며 혼신의 주루 플레이를 펼치면서 3루까지 안착하는 투혼을 발휘한다. 위기에 놓인 장원삼은 자신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오지환을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 내며 추가점을 1점으로 막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라이온즈는 역전을 허용하자마자 5회초 반격에서 최형우의 동점 적시타로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양팀이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치면서 경기는 잠시 열기를 식히기 위해 클리닝 타임에 돌입하게 된다.

 

팽팽하던 경기 양상은 6회말 트윈스 공격에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라이온즈의 실책이 트윈스에게 태풍의 눈을 제공하고 말았다. 선두타자 이진영의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라이온즈 유격수 정병곤이 잘 걷어냈고 곧바로 1루 송구를 했으나 뒤로 빠지는 악송구가 되고 말았다. 한 박자 늦게 2루로 스타트한 이진영은 2루에서 아웃될 타이밍에 놓여 있었으나 백업 플레이에 들어간 2루수 강명구가 송구한 공이 또 다시 악송구가 되면서 이진영은 2루에 안착하게 된다.

 

이어 라이온즈 배터리는 폭투를 범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1사 3루에서 캡틴 이병규가 깨끗한 중전적시타로 다시 경기 균형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이어 이병규 대신 대주자로 들어간 이대형의 도루와 정성훈의 볼넷으로 트윈스는 다시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든다. 1사 1,2루 찬스에서 7번 오지환이 친 타구는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얕은 플라이였고, 공을 잡은 강명구는 2루에서 리드폭이 컸던 주자 이대형을 잡기 위해 2루로 공을 던진다. 하지만 유격수 정병곤의 커버가 늦었고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까지 굴러간다. 이 사이 이대형은 3루까지 도착하며 트윈스는 계속 찬스를 잡는다.

 

라이온즈는 연이은 실책으로 인해 심적으로 동요된 장원삼을 내리고 후반기에 대비하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용병 카리대를 마운드에 올린다. 국내 무대 두 번째 등판이었던 카리대의 제구력은 트윈스 타자들을 현혹시키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김기태 감독은 손주인 대신 좌타자 이병규(7번)를 내세워 맞불을 놓았고 카리대는 이병규(7번)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다. 1사 만루 절호의 찬스에서 트윈스는 윤요섭이 좌중간 2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후속타자 박용택이 또 다시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트윈스는 순식간에 7-3 리드를 잡게 된다.

 

야심차게 영입한 용병 카리대가 트윈스 타자들을 전혀 압도하지 못하자 벤치의 류중일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카리대는 아웃카운트 단 한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된다. 올 시즌 용병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라이온즈로서는 퇴출한 로드리게스 대신 영입한 카리대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서 고민을 안게 되었다.

 

7-3으로 리드 당하는 상황에서도 라이온즈 타선은 끈질긴 집중력으로 서서히 점수를 만회하기 시작한다. 7회초 공격에서 라이온즈는 트윈스의 좌완 계투요원 류택현을 상대로 최형우가 큼지막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한다. 계속되는 추가 실점 위기 상황에서 트윈스 김기태 감독은 필승계투조 이동현을 마운드에 올려 위기상황을 아슬하게 벗어난다.

 

그러나 8회초 공격에서 라이온즈는 트윈스 1루수 이병규(7번)의 실책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추격찬스를 잡게 된다. 이후 후속타자 박석민의 우전안타로 라이온즈는 무사 1,3루의 절호의 반격찬스를 맞게 되지만, 강명구의 타구가 3루수 정성훈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3루 주자 채태인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되고 만다. 라이온즈는 찬스를 그대로 날려보내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지영이 중전안타를 터뜨리면서 1사 만루의 절호의 반격찬스를 잡게 된다.

 

결국 이동현 대신 또 다른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렬이 마운드에 오르지만 라이온즈 대타 우동균이 이상렬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한 점차로 따라붙게 된다. 트윈스는 이상열에 이어 다시 유원상을 투입하며 봉중근 투입시기를 최대한 늦춘다. 유원상은 아웃 카운트 한개만 잡고 나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박한이 타석 때 봉중근이 마운드에 오른다.

 

라이온즈는 1루 주자 배영섭이 딜레이드 스틸을 감행하여 봉중근을 집요하게 압박한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 되는 상황. 최근 등판 경기에서 좀처럼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해 체인지업과 커브 위주의 승부를 펼쳤던 봉중근은 과감하게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고, 그 전략은 주효했다. 박한이의 몸쪽을 향하는 149km의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 극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1점차로 쫓긴 트윈스는 8회말 공격에서 추가 득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선두타자 이병규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트윈스는 다시 찬스를 맞이한다. 후속타자 윤요섭은 번트 자세를 취한다. 당연히 1점차 승부인만큼 보내기 번트 작전이 들어올 줄 알고 라이온즈 배터리는 정면 승부를 감행한다. 하지만 윤요섭은 공격 자세로 전환하고, 권혁의 가운데 들어오는 직구를 그대로 통타한다. 타구는 쭉쭉 뻗고,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쐐기 투런 홈런으로 연결된다. 순간 라이온즈 응원석, 덕아웃과 트윈스 응원석, 덕아웃의 희비가 교차하게 된다. 1점차 승부를 유지하기 위해 라이온즈 불펜에서 몸을 풀던 오승환은 허무하게 입맛만 다시면서 애꿏은 글러브에 화풀이 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윤요섭은 혼자 4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트윈스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시즌 첫 홈런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작렬하면서 트윈스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였다.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진 봉중근은 과감하게 직구 승부를 펼치면서 라이온즈 중심타선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요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짓는다.

 

트윈스는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를 잡으면서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다시 3게임으로 좁히는데 성공하였다. 선수들이 박빙의 상황과 쫓기는 상황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마치 1990년대 전성기가 부활한 모습이었다. 또한 최근 등판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던 에이스 봉중근이 과감한 직구 승부로 부진을 탈출한 점이 큰 수확이었고, 부상당한 현재윤을 대신해 마스크를 쓴 윤요섭이 자신의 장기라 할 수 있는 공격력이 활발하게 살아난 점도 고무적인 요소였다.

 

다만 향후 선두경쟁에서 트윈스가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중간계투진의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특히 류택현, 이상렬 두 명의 좌완 원포인트 요원들의 구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데,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는 선수들이 아닌 만큼 좀 더 정교한 제구력과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승부요령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07시즌 와이번스 통합우승에 큰 기여를 했던 가득염이나 올 시즌 '느림의 미학'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베어스 류희관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동현도 최근 들어 잦은 등판으로 구위가 저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유원상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하다.

 

라이온즈와의 정면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힘을 보인 트윈스는 상대전적에서도 6승 5패로 우위를 점하면서 자신감을 한층 강화하게 되었다. 1997시즌 이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시즌 50승에 도달한 트윈스의 진격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