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팀별 전반기 결산(2) - '괄목상대' NC 다이노스

2013. 7. 20. 05:42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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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최고 관심사 중의 하나는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 이후 22년 만에 1군 리그에 참여한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과연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인가였다. 아마추어에서 난다 긴다 하던 대어급 선수들이 입단 첫 해에 주전으로 자리잡는 현상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리그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NC 다이노스가 리그 참여 첫 해 1군리그의 높은 벽을 극복하는 것도 힘겨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예상은 현실화 되는 것처럼 보였다. 4월 한 달 동안 다이노스는 5승 1무 17패 승률 0.190의 압도적인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였다. 개막 초반 13연패를 당한 한화 이글스도 다이노스 보다 앞자리에 위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5월 부터 다이노스는 점점 다른 팀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방황하던 외국인 용병 ACE 트리오(아담, 찰리, 에릭)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토종 선발 이재학과 이태양이 눈부신 역투를 선보이면서 다이노스는 경쟁력을 서서히 갖춰 나갔다. 다이노스가 차세대 간판으로 키우는 2년차 신인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하면서 다이노스의 중심타선의 무게감도 실리기 시작했다.

 

 

 

 

다이노스는 5월 한 달 동안 5할 승률이 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꼴찌 탈출에 성공한다. 6월에는 7승 1무 13패로 주춤했지만 7월 들어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5승 5패 5할 승률을 기록하면서 다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다이노스에 위닝 시리즈를 내주면 승률 관리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의 다이노스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위상이 변했고 다이노스의 경기 내용은 리그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훌륭한 컨텐츠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시즌 초반의 우려를 완벽하게 불식시킨 다이노스는 리그에 태풍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태풍의 눈'을 장전하는 중이다. 2013 시즌 전반기 다이노스를 이끌었던 주역들을 살펴본다.

 

1. 토종 에이스의 힘

 

시즌 초반 힘겨워하던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선수들은 용병 3명이 아닌 이재학과 이태양, 두 명의 토종선발 투수들이었다. 두 선수 모두 풀타임 선발은 처음이었지만 패기 넘치는 피칭으로 다이노스 선발진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이재학은 5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4의 호성적을 거두면서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부각되고 있다. 6월 들어 리그에 거의 4년 만에 복귀한 '왕년의 에이스' 손민한은 복귀와 동시에 특유의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노련한 피칭으로 다이노스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어깨 부상으로 기나긴 재활을 거쳐야 했던 손민한은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완벽히 잠재우면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00의 호성적을 기록하였다. 후반기부터는 계투진으로 투입될 예정인데, 선발과는 달리 뒷문이 허약한 다이노스 투수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중심타선의 경쟁력 - 겁 없는 신인 + 건재한 노장 + 야구에 눈뜬 중고참

 

시즌 초반만 해도 다이노스 중심타선은 1점을 뽑기조차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5월 부터 대형 신인 나성범이 3번 자리에 고정되면서 중심타선은 힘을 갖추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이 야심차게 키우는 나성범은 데뷔 2번째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베어스의 김현수를 연상하게 하는 나성범의 정교함과 파워를 갖춘 타격은 올해보다는 내년, 내후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나성범이 힘을 실어주자 베테랑 4번타자 이호준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FA로 다이노스에 둥지를 튼 노장 이호준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파워 넘치는 배팅으로 다이노스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10홈런 57타점을 기록 중인데, 타점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기록이다.

 

언제나 가능성이 엿보였지만 좀처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조영훈은 올 시즌 타격에 완벽하게 눈을 뜬 모습이다. 팀내 최고 타율인 0.301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조영훈은 나성범, 이호준과 더불어 다이노스 중심타선의 틀을 지탱하고 있다.

 

3. 김경문 감독의 혜안을 입증시킨 김종호

 

지난 해 8개 구단 선수들을 대상으로 다이노스가 특별지명을 실시할 때 선수층이 가장 두터운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다이노스가 선택한 선수는 2군에서 주로 활약하던 무명 외야수 김종호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선택을 두고 논란도 있었지만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이종욱이라는 리그 최고의 리드 오프를 키워낸 김경문 감독의 선수 육성 능력이 한편으로 기대를 걸게 만들기도 하였다.

 

시즌 전반기가 끝난 지금 김종호를 선택한 김경문 감독의 혜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다이노스의 리드오프로 활약하는 김종호는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능력 뿐만 아니라 타율 0.299에 29개의 도루를 기록, 리그에서 가장 빠른 발을 과시하고 있다. 김종호의 눈부신 활약은 두산 베어스의 이종욱을 연상하게 한다.

 

두산베어스 감독 시절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등을 키워내면서 기동력을 앞세운 '육상부 야구'를 선보였던 김경문 감독의 혜안과 지도력은 다이노스에서도 김종호라는 결정체를 통해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다이노스는 불과 3개월 사이에 선발 투수진, 리드오프, 중심타선 등의 경쟁력을 다른 구단에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일구어 놓았다. 다만 중간계투진과 마무리 부재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만약 계투진이 안정되었다면 다이노스의 승패 마진은 현재의 -17이 아닌 -5에서 0수준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시즌 초반 최금강-김진성으로 이루어진 필승 계투조 라인은 현재는 임창민-이민호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서 손민한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을 마무리로 돌리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계투진에서 제 몫을 해줄거라 기대를 모았던 이승호와 고창성은 전혀 전성기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부터 선발진에 있었던 베테랑 손민한이 계투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손민한은 자이언츠 시절에도 마무리로 활약한 바 있었는데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경험이 많고 노련한 손민한이 1이닝 정도를 확실하게 버텨준다면 다이노스 계투진은 상당히 안정될 전망이다.

 

시즌 초반 승수 쌓기의 제물에서 지금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복병으로 '괄목상대'를 거듭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후반기에는 치열한 4강 경쟁의 캐스팅 보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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