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의 타이거즈와 베어스. 과연 후반기 '진격'에 성공할 것인가

2013. 7. 15. 08:20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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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두 팀은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였다. 탄탄한 선발진과 막강 타선을 앞세운 두 팀은 시즌 개막전부터 화끈한 화력을 선보이면서 우승 후보다운 질주를 거듭하였다. 그러나 5월 이후 양팀은 약속이나 한 듯 추락을 거듭하기 시작하더니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은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승률이 각각 3할대와 2할대에 머물면서 4강 커트라인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5할 승률을 넘어도 4강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그 어느 시즌보다 높다. 7월 14일 현재 두산 베어스는 38승 2무 33패, KIA 타이거즈는 35승 2무 31패로 각각 4위, 5위에 올라 있다.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기대치에는 많이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들 두 팀과 더불어 선두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난조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43승 2무 28패로 전반기 1위를 확정지었다.

 

올 시즌 '진격'의 행보가 예상되었던 베어스와 타이거즈 부진의 원인을 짚어본다.

 

 

 

1. 믿었던 투수들의 부진

 

베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10시즌 에이스로 활약했던 캘빈 히메네스를 영입하여 최강 선발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기존의 니퍼트, 노경은, 이용찬, 김선우에 히메네스가 가세하면서 베어스 선발진은 리그 최강의 전력을 과시할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히메네스가 팔뚝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히메네스의 대체 용병으로 합류했던 올슨은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장기간 팀을 비웠다가 합류했지만 코칭스태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올슨을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올슨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듯 싶다.

 

니퍼트와 함께 선발진을 구축할 외국인 투수의 부재는 베어스 선발투수진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베어스는 이용찬이 부상으로 전반기 내내 합류하지 못했으며, 맏형 김선우도 컨디션 난조로 제 몫을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최고의 발견이었던 노경은은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시즌 초반 밸런스을 못찾았으나 최근 들어 자신의 구위를 되찾는 모습이다.

 

비틀거리는 선발진에 그나마 수확이 있었다면 '느림의 미학' 유희관의 발견이다. 직구 시속이 평균 135km대에 머무는 유희관은 정교한 제구력과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템포 피칭으로 전반기 5승을 수확했다. 5승 수확과 동시에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면서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베어스의 문제점은 선발진 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진도 보강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사이드암 오현택이 올 시즌 새로운 필승계투조로 거듭나는 수확을 거뒀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정재훈, 이재우 등이 아직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으며,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로 기용된 홍상삼도 아직 지난 시즌의 위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타이거즈 또한 믿었던 선수들의 부진으로 극심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에이스 윤석민은 아직까지 선발승을 거두지 못하면서 1승 3패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4.29로서 전혀 윤석민 다운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두 자리수 승수 달성에 실패했던 서재응도 좀처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4승 4패, 평균자책점이 무려 6점대(6.24)에 다다르고 있다.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주는 투수는 양현종(9승, 2.30)과 김진우(7승,3.61)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사가 8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4.93으로서 지난 시즌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진이 최고의 경쟁력이라 여겨졌던 타이거즈는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계투진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허약한 계투진을 보강하기 위해 5월 6일 김상현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송은범이 전혀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 타이거즈에게 가장 큰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송은범은 현재 평균자책점이 무려 6.66에 다다르고 있다. 자신의 등번호까지 바꾸면서 살아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 자신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유니폼만 바뀐 것 뿐인데 너무 다른 선수가 되버리고 말았다.

 

필승 계투조의 부재는 올 시즌부터 마무리로 전업한 앤서니의 조기 등판을 재촉했다. 시즌 초반 8회부터 등판하는 횟수가 잦아진 앤서니는 결국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퍼지고 말았다. 결정적인 블론 세이브를 범하면서 팀에 찬물을 끼얹었고, 현재 마무리 투수로서 사실상 임무가 종료된 상황이다. 최근 박지훈이 다시 복귀하고 송은범을 고정 마무리로 돌리면서 계투진에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타이거즈 계투진이다.

 

2. 부상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 FA로 합류하여 신들린 활약을 펼치던 김주찬이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공백을 겪었고, 김주찬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주던 신종길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 상당 기간을 비워야만 했다. 최근에도 타이거즈는 부상 도미노를 심각하게 앓고 있다. 이용규와 김주찬이 나란히 부상에서 제외되면서 타이거즈는 외야 라인업 구성에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베어스도 중심타자 김현수가 고질적인 오른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올 시즌 내야진에서 많은 활약을 펼치던 허경민도 발목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주포 김동주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경기 출장이 줄어들고 있다.

 

팀내 중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들락날락 하면서 베어스와 타이거즈는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우고 치르는 경기를 손에 꼽아야 할 상황이다.

 

3. 집중력 부족

 

올 시즌 베어스는 단 한 차례도 3연전 스윕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신생팀 NC 다이노스도 두 차례나 달성한 3연전 스윕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은 강한 전력을 극대화 시키는 집중력이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올 시즌 베어스의 선수 기용이나 경기 운영 흐름을 보면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겨야 할 상황에서 힘을 모으기보다는 산만하게 어질러 놓다가 일을 그르치는 듯한 모습이다. 올 시즌 감독 2년차를 맞이한 김진욱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이 종종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분명히 좋은 전력인데 더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타이거즈 또한 고비 때마다 좌초하고 있다. 특히 선두경쟁에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라이온즈를 상대로 1승 8패로 초열세를 보이고 있다. 5월 12일 포항경기와 6월 28일 대구경기가 타이거즈의 '라이온즈 트라우마'를 생성하게 한 결정적인 경기였다. 두 경기 모두 경기 종반까지 우위를 보이다가 중간계투 송은범과 마무리 앤서니의 난조로 대역전을 허용한 경기였다. 타이거즈는 뒷심을 강화하기 위해 배짱과 구위가 뛰어난 송은범을 시즌 도중 와이번스로부터 영입했지만 오히려 계투진에 총체적인 난국을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송은범이 부활하지 못하면 타이거즈의 올 시즌 전망은 한없이 암울해질 것이다.

 

시즌 초반 예상과는 달리 좀처럼 선두경쟁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베어스와 타이거즈. 하지만 두 팀의 전력을 감안할 때 이대로 물러날 팀들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후반기 두 팀의 진격 여부에 따라 다시 한 번 2013 프로야구 순위경쟁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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