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롯데와 LG의 돌풍

2013. 6. 2. 18:44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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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 리그에서 가장 큰 시장들인 부산과 서울을 각각 연고로 삼고 있으며, 충성심 높은 팬들이 많은 구단들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하위권을 전전했고, 과연 4강에 들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럽게 만들었었다. 그러나 5월 하순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두 팀의 돌풍이 6월 첫 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나아가 리그 판도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을 한층 높게 만들고 있다.

 

양팀은 5연승과 4연승을 내달리며 4강 경쟁을 안개구도로 몰아넣고 있다. 리그 흥행의 키를 쥐고 있는 두 팀의 돌풍은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약진과 더불어 리그에 새로운 흥미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상승세의 요인은 과연 무엇인지 진단해본다.

 

 

 

1. 투수진의 안정

 

야구는 흔히들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가 안정감있게 버텨줄수록 야수들의 수비 집중도도 높아지고 덩달아 공격에까지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시즌 초반 투수진 정리가 안돼 애를 먹었던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불안했던 선발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옥스프링, 유먼 두 명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각각 6승씩을 올리면서 제 몫을 하고 있고, 시즌 초반 승운이 따라주지 않던 송승준도 최근 2연승을 달리면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불안했던 4,5선발 자리는 김수완과 이재곤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2010년 당시 모드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여기에 계투진도 서서히 힘을 내고 있다. 정대현이 여전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명우, 강영식 등이 분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 잡은 김성배가 투혼을 발휘하며 뒷문을 굳건히 지켜주고 있다. 6월 1일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1 박빙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이언츠는 서서히 김시진 체제의 연착륙을 보이고 있다.

 

LG 트윈스도 시즌 초반 믿었던 주키치, 리즈 원투펀치가 부진을 보이고 국내파 선발요원 중 임찬규가 영점조절에 애를 먹으면서 선발진이 어지러운 난맥상을 보였다. 그러나 5월 중순 메이저리거 출신 류제국이 전격 복귀하면서 선발진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류제국은 아직 구위의 위력은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는 피칭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류제국이 등판한 세 경기에서 트윈스는 모두 승리를 챙기면서 류제국은 트윈스 마운드의 새로운 복덩이로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선발진에 새로 가세한 신정락도 이전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편안하게 공을 뿌리면서 선발진에 자리잡고 있다. 입단 초기에는 당장 마운드에서 넘어질 것 같은 불안한 투구폼으로 일관했던 신정락은 공을 한결 부드럽게 뿌리고 마운드에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발 투수 자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중간 계투진에서는 유원상이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이동현이 필승조로서 자신의 몫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정현욱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트윈스의 뒷문은 훨씬 견고해졌다. 선발과 계투진이 동시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2000년대 들어 거의 처음이라 할 정도로 트윈스의 마운드는 팬들에게 서서히 희망을 적립시켜 주고 있다.

 

2. 점수에 대한 집중력

 

양팀은 시즌 초반 해결사 부재로 골머리를 싸맸다. 자이언츠는 리드 오프 김주찬과 홍성흔의 공백과 더불어 강민호, 전준우 등 기존에 제 몫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트윈스도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매 경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양팀은 중심타선이 자리를 잡으면서 타선의 안정을 이루었고 나아가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도 상당히 높아졌다. 자이언츠는 안방마님 강민호가 타격감을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4번을 맡은 김대우로 하여금 4번 타자에 부담을 덜게 하는 동시에 하위타선을 강화하는 효과까지 얻게 되었다.

 

트윈스는 팀의 숙원이었던 우타 거포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는 중이다. 김상현, 박병호 등 집만 나가면 잠재력을 터뜨린 우타 거포들에 대한 아쉬움의 입맛만 다셨던 트윈스는 최근 4번 자리에 정의윤이 자리를 잡으면서 타선의 힘이 실리고 있다. 2005년 박병호와 입단 당시부터 팀내 차세대 우타 거포로 기대를 모은 정의윤은 최근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타격으로 트윈스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캡틴 이병규(9번)가 팀에 가세한 이후 팀 전체에 파이팅을 불어 넣어 주면서 트윈스는 최근 경기에서 빅 이닝(한 이닝에 5점 이상의 대량 득점을 올리는 것)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몰라보게 향상된 양팀의 점수에 대한 집중력은 상승세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다.

 

3. 결국 여름이 고비

 

자이언츠와 트윈스 양팀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하여 맞대결을 펼친 적은 1995년이 유일하다. 1995년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총관중 500만을 돌파하면서 프로야구 최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시기였다. 양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서 6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는데, 양팀의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리그의 흥행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과연 올 시즌 양팀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여름이 고비이다. 체력의 고비를 맞게 되는 7월에서 8월 사이 지금 처럼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리그 흥행 폭발과 더불어 1995년 이후 양팀 간의 포스트시즌 맞대결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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