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연구학회(SKBR) 창립총회 참석후기

2013. 6. 2. 01:4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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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정재승 KAIST 교수님께서 야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하는 모임인 한국야구 연구학회(SKBR - Society of Korean Baseball Research)를 창립하시고 6월 1일에 창립총회 및 학술회의를 가진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뼛속까지 야구광인 저로서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사전등록을 완료하고 6월 1일 행사가 개최되는 서울대 스코필드홀로 향했습니다.

 

갔더니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야구팬들과 관계자 분들이 스코필드 홀을 거의 가득 메워 주셨습니다. 한국야구 연구학회 회장이신 정재승 교수님의 개회사를 통해 SKBR 창립총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부는 MBC 스포츠플러스 김민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이사,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 위원회 위원장 등 야구를 아끼고 현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자리하여 한국야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각자의 주제와 의견을 발표하시고 참석한 팬들의 의견을 받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맨 처음 SKBR의 역사와 앞으로 프로야구 기록 수집 및 분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의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1983년 KBO 기록강습회를 시작으로 1980년대 중후반까지 기록 정리 및 분석에 관한 모임이 활성화를 띄었는데, 1990년대 들어 회원으로 종사하시던 분들이 각각 야구에 관련된 언론, 구단 등으로 취직하게 되면서 모임의 결성이 예전처럼 활성화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윤병웅 위원장님의 발표가 끝난 후 질문을 받는 시간이 진행되었는데, 역시 화두는 현재 한국야구 기록 조회가 원활하지 못하고 각종 제약이 많은 '불편한 진실'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다양한 기록들을 조회할 수 있는 MLB와는 달리 국내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 사이트에서는 좀처럼 원하는 기록을 조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록이 공공재의 개념으로 자리잡은 미국과는 달리 국내는 스포츠투아이 라는 데이터 분석업체가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래 참석하기로 하셨던 박기철 스포츠투아이 전무가 참석하지 않아서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윤병웅 위원장의 답변도 지금 당장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기 보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물러서 아쉬웠는데, 프로야구 컨텐츠의 질적 향상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록 공개범위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는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력 평준화가 필요하며,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결국 가진 자, 강팀들의 일정부분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실적으로 신생구단이 쉽게 연착륙하기 어려운 작금의 리그 상황에서 NC 다이노스는 최근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야구의 다양한 분야에 뛰어난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계신 이태일 대표와 선수 육성 및 잠재력 발굴에 탁월한 인사이트를 보유한 김경문 감독의 궁합이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고교야구 주말리그 시행의 제도적 문제점과 특정 투수에 대한 혹사 논란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으셨습니다. 양상문 해설위원께서도 현역시절 부산고-고려대를 거치는 동안 '좌완 최동원'으로 불리울 만큼 전국 무대를 평정했고, 팀의 마운드를 홀로 지키다시피 하셨습니다. 그래서 프로에서는 아마 시절의 무림고수의 명성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19~20세 시절에는 쇠도 씹어 먹을 수 있을 것처럼 혈기 왕성하지만 점점 자신의 몸을 갉아 먹게 된다는 점을 역설하셨습니다. 김민아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멘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고3때 집에서 엄마가 든든하게 먹으라고 강요하시면서 고3때 찐 살은 대학가면 알아서 다 빠지게 된다고 하셨지만 결국 그 살은 본인 것이고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는 야구보도란 무엇인가 대한 주제에 대해서 발표를 하셨는데 재치있는 언변과 비유로 많은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기록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선수들의 기록과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열성적인 야구팬으로 유명한 정운찬 동반성장 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보도와 야구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야구팬으로서 느낀 점과 바라는 사항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언급하셨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두산 베어스의 열성팬으로 알려져 있으신데, 지난 번 두산과 넥센의 경기에서 7점차로 리드하고 있던 상황에서 도루를 감행한 강정호 선수를 두산 팬으로서 비난하는 멘트도 솔직 담백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부족한게 아쉬울 정도로 1부 패널들의 의제 발표와 질문 답변 시간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행사 진행을 맡은 김민아 아나운서는 야구 여신답게 많은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습니다. 김민아 아나운서는 팬들의 촬영 요청에 일일이 정성스럽게 응하는 친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망설이던 저도 양상문 해설위원님과 김민아 아나운서와 함께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TV에서만 접하던 분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니 가운데서 제가 경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

 

 

이제 첫 발을 내딘 한국야구 연구학회(SKBR)에서 앞으로 내놓을 다양한 관점의 야구에 대한 분석이 기대되고,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연구학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야구 연구학회가 한국야구에 새로운 자양분이 될 다양한 컨텐츠들을 내놓을 수 있는 Think Tank로 도약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성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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