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의 침착함, 트윈스의 연패를 끊어내다.

2013. 5. 19. 23:17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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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오락가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잠실구장은 3일 연속 27,000명의 만원 관중들로 들어찼다. 원정팀 KIA 타이거즈의 막강한 티켓 파워와 더불어 양팀 선발투수가 2000년대 초반 아마야구를 호령하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류제국(LG 트윈스)과 김진우(KIA 타이거즈)가 프로 무대에서 첫 맞대결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각각 덕수고와 광주 진흥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2000년 봉황기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었고, 이후 13년이 지난 2013년 5월 19일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13년의 시간 동안 류제국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부상 등이 겹치면서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010년 국내로 돌아와 공익근무 요원으로 근무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에 전격 복귀하였다. 김진우는 2002년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타이거즈에 입단하면서 대형 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2007년 사생활 문제 등이 겹치면서 방황과 선수단 이탈을 반복한 끝에 임의탈퇴 선수로 처리되었고, 이후 3년여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여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치는 중이었다.

 

아마 시절 국내 야구를 호령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많은 곡절을 겪어야 했던 두 투수가 30줄에 접어들어서 마침내 국내 프로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국내 마운드에 처음 선 류제국은 27,00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직구 시속은 141~143km 수준을 형성했지만 최대한 제구력을 낮게 유지하면서 타이거즈 강타선을 5.1이닝 동안 4실점으로 막아냈다. 4실점이 모두 홍재호와 나지완에게 허용한 투런 홈런이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오랜 공백 끝에 가진 첫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버틴 것에 의의를 둘만하였다.

 

다만 류제국이 향후 국내 무대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직구 평균 구속을 최소 2km 정도는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아직 류제국의 투구 패턴에 타이거즈 타자들이 익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홈런 두 방을 쳐냈다는 것은 공의 위력이 아직은 타자를 압도할 만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트윈스는 4연패를 끊기 위해 필승 계투요원 정현욱을 조기 투입하였고, 이 전략은 적중하였다. 7-4로 쫓긴 상황에서 정현욱은 2.1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요동칠 것 같던 경기 분위기를 사전에 진압하였다. 또한 마무리 봉중근은 1.1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아내는 완벽 투구로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5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손주인의 싹쓸이 2루타가 경기의 흐름을 트윈스로 가져오는데 큰 공헌을 하였는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트윈스는 이 날 경기처럼 타선의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정현욱-봉중근 필승 계투조의 위력은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이제 타선이 점수를 뽑아줘야 할 때 제 몫을 해야 한다.

 

국내 무대 첫 등판의 부담감, 만원관중의 위압감 속에서도 류제국은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으로 국내 복귀 첫 승을 따냈다. 외국인 원투펀치 주키치와 리즈가 흔들리는 트윈스 투수진에 류제국이 과연 구세주 역할을 해낼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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