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송은범 트레이드에 대한 단상

2013. 5. 7. 07:41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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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잠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조회하는데 화들짝하게 만드는 헤드라인이 눈에 띄였다. KIA 타이거즈의 김상현과 SK 와이번스의 송은범이 트레이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동명이인이 있었나 하고 잠시 멈칫할 정도였다. 그만큼 예상치도 못한 빅딜이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양팀의 트레이드가 윈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각 팀의 입장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짤막하게 조명해본다. 우선 타이거즈는 창단 초기 당시의 트레이드 방향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박재홍, 진필중, 마해영 등 그 해 또는 몇 년 이상 얼마나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의 여부보다는 이름값을 우선시하여 트레이드 또는 FA 영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 FA로 김주찬을 영입한 것을 필두로 이번 트레이드까지 지켜보면 철저하게 팀 전력의 빈자리를 얼마나 메워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2009년 팀에 트레이드 되서 오자마자 미친 듯이 잠재력을 폭발하여 팀을 우승까지 이끌고 정규시즌 MVP 자리에 오르는 등 타이거즈에서 최고의 시기를 보냈던 김상현 본인의 입장에선 서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비단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통용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김상현은 2011년 이범호가 들어올 때부터 '포지셔닝'이 애매해지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 외야수로 전업했고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듯 보였지만 외야에는 신종길과 나지완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중이었다. 여기에 김주찬까지 들어왔다. 김상현이 트레이드 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신종길의 폭풍성장이라 할 수 있다. 김주찬이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을 때만 해도 김상현이 그 자리를 대신 메울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빠른 발과 중거리 타격으로 무장한 신종길이 김주찬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 김상현은 34세이다. 일반적으로 전성기에서 잠시 비껴나는 중이라고 예상할 수 밖에 없는 나이이다. 한편으론 와이번스에서 고정적으로 주전자리를 꿰차면 2009시즌 모드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기대를 걸만하다. 본인에게는 서운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기회가 열린 것이다.

 

와이번스 송은범은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투수 중의 한 명이다. 화려한 김광현에 비해 송은범은 철저하게 실속형이다. 팀이 어려울 때 어깨가 아파도 5이닝은 거뜬히 아니 완벽하게 버텨줄 수 있는 투수가 송은범이었다. 투수 조련의 대가 선동열 감독 밑에서 송은범은 자신의 브랜드의 재도약을 충분히 꿈꿀만 하다.

 

냉정한 비즈니스의 현실과 한편으론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속설을 입증해준 것이 바로 이번 트레이드가 아닐까 싶다. 윈윈이 되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보면 호랑이에 용의 날개를 달아준 트레이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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