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WBC] 유쾌한 반란을 위한 출격완료!

2013. 3. 2. 13:52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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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WBC가 마침내 18일간의 대장정의 서막을 열었다.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에 이어 2013 WBC에서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역대 대표팀간 맞대결에서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에 3승 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베스트 정예멤버들이 총출동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두 차례 맞붙었는데, 모두 손쉬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결코 얕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지난 2009 WBC 1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도미니카를 2차례나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2라운드에 진출한 적이 있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한듯 대한민국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에이스 윤석민을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현지 언론의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편이다.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ESPN에서는 대한민국의 예상 순위를 7위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포츠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블리처리포트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력 순위를 9위로 매기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 WBC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개막 전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다. 각종 사이트에서 대한민국은 지금처럼 7위 정도의 순위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2009 WBC 결승까지 진출하였다.

 

2006 WBC, 2009 WBC에서의 연이은 선전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쾌거와 더불어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를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게 하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였다. 이번 WBC에서도 대표팀의 선전은 국내 리그의 인기와 직결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번 대표팀 구성을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대표팀 전력의 취약부분을 살펴보면 대응책을 살펴본다.

 

1.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이 없는 투수진

 

2000년대 후반들어 대한민국 야구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주역들인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이 모두 빠진 투수진의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대표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면서 사상 첫 금메달 쾌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2009 WBC 당시를 돌아보면 대표팀 마운드에서 주축역할을 담당했던 투수는 다름 아닌 선발진에선 봉중근과 윤석민 계투진에선 정현욱과 임창용이었다. 류현진은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서 호투를 펼쳤지만 이후의 경기에선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였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통타 당하면서 이후 원 포인트 요원으로 투입되면서 베이징 올림픽 당시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특히 김광현의 붕괴는 대표팀에 큰 걱정을 안겨줬는데, 아무도 예상치 못한 봉중근의 맹활약은 걱정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대한민국을 결승까지 끌어 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특히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 3차례나 등판한 봉중근은 일본의 강타자들을 상대로 쾌투를 펼치면서 '봉의사', '봉열사'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윤석민 또한 결승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난적 베네주엘라와의 4강전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베네주엘라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계투진에선 정현욱이 빠른 공과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대한민국 계투진의 기둥 역할을 담당하였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김없이 호출되면서 정현욱은 '국민노예'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었다. 늦깍이 대표선수 정현욱의 활약은 투구수 제한이 승부의 변수가 되는 WBC에서 대표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진은 에이스 윤석민을 필두로 장원삼, 송승준, 서재응 등이 맡을 전망이다. 하지만 투구수 제한규정이 걸려있는 만큼 선발투수 다음에 등판할 두 번째 투수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인데,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급 요원 두 명의 투수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1+1 전략으로 큰 재미을 보았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운영의 묘를 잘 살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수들은 노경은, 윤희상, 장원준, 차우찬 등이다. 특히 지난 시즌 혜성처럼 선발요원으로 성공시대를 열어젖힌 노경은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강력한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 빠른 슬라이더 등을 갖추고 있는 노경은은 2009 WBC의 정현욱과 같은 '국민노예'급 활약을 기대해 볼만하다. 부상을 당한 이용찬 대신 뒤늦게 합류한 윤희상도 위력적인 포크볼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다. 장원준은 그 동안 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도 같은 좌완 투수들인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에 밀려 스포트라이트의 대열에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기량이 점점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장원준은 이번 대회에서 본인의 가치를 입증할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였다. 또한 지난 시즌 개막 당시에는 팀의 1선발로 기대를 모았다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던 차우찬도 자신의 기량만 회복한다면 예상 외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계투진은 지난 시즌 홀드왕 박희수를 필두로 유원상, 손승락, 정대현, 오승환 등이 대기하고 있어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유원상이 안정을 찾아준다면 대표팀의 계투진의 필승 전략은 한층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번 대표팀의 투수진은 이름값 보다는 실속이 가치를 발할 것이다. 2009 WBC 당시의 봉중근, 정현욱의 대를 이를 깜짝스타 탄생을 기대해 볼만하고, 류중일 감독의 투수운영의 묘를 통해 전력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것이다. 2009 WBC에서는 손민한과 이재우 등이 부상으로 인해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투수진은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보다 다양한 옵션의 투수진 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2. 내야 백업요원의 부족

 

이번 대표팀의 내야진은 1루수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유격수 강정호, 손시헌, 김상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전 대표팀과의 차이점은 2루수와 3루수 백업요원이 없다는 점이다. 행여라도 주전 2루수와 3루수로 나설 정근우와 최정이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대표팀의 내야진은 큰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유격수 강정호가 3루를, 김상수가 2루 백업요원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대회들을 살펴보면 2006 WBC에서는 김종국과 김재걸 등이 수비형 백업요원으로 대기하였고, 2009 WBC에서는 고영민과 최정 등이 백업요원으로 활약하였다. 다만 2009 WBC에서 유격수 부문에 박기혁을 대체할만한 백업이 없는 관계로 박기혁은 전 경기 선발출장 하였는데, 하위타선에서 사실상 공격이 불가능하였던 포수 박경완과 더불어 본의 아니게 대표팀 공격력의 '블랙홀'이 되었던 적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류중일 감독은 공격력 강화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포지션 중복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을 모두 선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결국 내야진은 김상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상수는 2루와 유격수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 2006 WBC 때의 김재걸처럼 만능 수비 백업요원으로 활약을 펼쳐주면서 주전 내야수들의 체력 안배를 지원해야 한다. 3루 포지션의 경우 외야요원으로 선발한 전준우의 대체 백업 투입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유격수 3명을 뽑는 것보다는 2루나 3루 쪽의 백업요원으로 안치홍, 서건창, 황재균, 박석민 등 중에서 한 명을 뽑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드는 바이다.

 

3. 코칭스태프 경험

 

이번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는 류중일 감독을 필두로 양상문 수석코치, 김동수 배터리코치, 김한수 타격코치, 박정태 타격코치, 류지현 수비코치, 한용덕 투수코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6, 2009 대회 때 연속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의 경륜을 과연 류중일 감독이 어느 정도 메워줄지가 관건이다. 류중일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올해가 3년차이고, 대표팀 감독은 처음이지만 이미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최고의 강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코치로서 2006, 2009 WBC를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선수단 관리 노하우가 풍부하다. 또한 감독생활 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두 차례나 제패했고, 국내리그팀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감독으로서 승승장구 하던 류중일 감독은 지난 해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 리그 우승팀 라미고 몽키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처음으로 좌절을 맛보았다. 하지만 아시아 시리즈의 좌절이 류중일 감독에게는 큰 보약이 되었을 것이다. 2009 WBC 당시에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9-0의 통쾌한 완승을 거뒀는데, 바로 직전 2008 아시아 시리즈에서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가 대만리그 우승팀 퉁이 라이온즈에게 10-4로 참패를 당했던 쓰린 기억을 통쾌하게 날려 주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2009 WBC와 같은 유쾌한 결과가 반복되기를 기대해본다.

 

코칭스태프들도 현재 리그에서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평가받는 코치들이 대거 포진해있어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히려 2009 WBC때는 각 구단들의 인색한 지원 탓에 현역에서 물러나 있던 김성한, 이순철 코치등이 코칭스태프에 가세하기도 하였다. 2013 WBC 대한민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보다 역동적인 라인업으로 기대된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만 남았다. 방심과 자만심만 경계하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역대 WBC에서 거둔 성과 그 이상의 성과를 충분히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유쾌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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