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WBC] 역대 최악의 졸전을 선보인 대한민국
2013. 3. 3. 10:57ㆍ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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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평소에 즐겨보던 드라마이자 이번 주에 종영되기 때문에 기필코 본방사수를 해야했던 '내 딸 서영이'도 거른 채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다름 아닌 이번 주 토요일부터 개막하는 2013 WBC 중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번 WBC는 KBS, SBS, MBC 등의 공중파 채널이 아닌 종편채널 JTBC에서 독점 중계권을 획득하여 WBC 모든 경기 중계를 JTBC에서 보게 되었다. 시청자들의 낯설음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들에게 익숙한 임경진 아나운서와 송재우 해설위원 그리고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박찬호를 특별 해설위원으로 영입했지만 늘 보던 채널이 아니라서 그런지 쉽게 중계방송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
중계방송에 대한 낯설음만큼이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타이중 구장에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사실은 낯설음을 넘어 경기감각이 전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고, 그 결과 설마했던 경기에서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최악의 결과를 얻고 말았다. 3월 2일에 펼쳐진 2013 WBC 1라운드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를 복기해본다.
1.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나온 기분나쁜 실책 2개
대한민국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얻기 위해 필승카드 윤석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석민은 네덜란드 첫 타자 시몬스를 상대로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누가 봐도 아웃이라 예상했던 상황. 하지만 유격수 강정호는 어이없는 땅볼송구로 주자를 2루로 내보냈다. 원아웃에 주자가 없어야 될 상황이 순식간에 노아웃 주자 2루라는 위기 상황으로 둔갑한 것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고 2번 타자 스쿱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3번 타자 베르나디나의 타구도 2루수 앞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이었지만, 2루수 정근우의 송구실책으로 또 다시 위기를 자초한다.
선제점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서 4번 발렌틴의 타구는 안타성 타구였으나 미리 수비 위치를 2루에 가깝게 가져간 정근우의 호수비 덕분에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한다. 어렵사리 위기를 넘겼지만 1회말 수비부터 대한민국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하의 수비로 선발투수 윤석민의 리듬에 악영향을 미친다.
2. 엇박자가 반복된 투수교체 타이밍
1-0으로 리드를 당하던 대한민국 코칭스태프는 5회말 수비에서 투수교체 타이밍을 두고 저울질을 한다. 결국 윤석민이 1사 후 9번타자 리카르도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대한민국은 곧바로 구원투수로 노경은을 투입한다. 하지만 노경은은 기대와 달리 후속타자 시몬스에게 안타, 스쿱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고, 결국 2루수 땅볼과 안타로 2점을 추가로 내준다. 경기 스코어가 3-0이 되면서 승부의 추는 네덜란드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을 보다 신중하게 가져갔어야 했지 않나 싶다. 가능하면 구원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등판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선동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감독시절 볼 카운트가 투스트라이크로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를 투입하기도 하였다. 더군다나 국제 대회 경험이 사실상 전무했던 노경은에게 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리고 선발투수 윤석민의 투구수가 58개였던 만큼 한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투수교체 타이밍의 아쉬움은 결국 승부의 흐름을 기울게 만드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3. 타선은 여전히 묵묵부답
공격진만큼은 역대 WBC 대표팀 중 최강임을 자신하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네덜란드 투수진을 상대로 고작 안타 4개만을 뽑는데 그쳤다. 연습경기에서도 좀처럼 화끈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대표팀 타선이 실전에서도 전혀 제 몫을 펼치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찬스를 잡은 6회초와 7회초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집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였다. 대한민국 타선이 WBC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경기는 2006 WBC 일본과의 4강전 이후 이번 네덜란드 전이 처음이었다.
4. 야수들의 집중력 부족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기분 나쁜 실책으로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던 야수진은 마지막 수비에 임할 때까지 전혀 집중력을 살려내지 못하였다. 8회말 3루수 최정은 집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면서 연달아 타자들을 살려 보냈다.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를 맡았을 당시에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산만한 모습이 속출하였다. 지난 시즌 유난히도 경기력 저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내리그의 경기력에 대해 이번 네덜란드 전은 간접적으로나마 왜 그런 논란이 일어났는가를 유추하게 만들었다. 700만 관중시대의 열기에 우물안 개구리처럼 도취된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어지는 모습이었다. 상대적으로 네덜란드 수비진은 악착같은 모습으로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어제 얼핏 중계방송을 보면서 왜 대만에서 경기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야구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규정대로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1라운드는 한국에서 진행되어야 했다. 대한민국과 일본은 지난 WBC대회에서 나란히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해서 탑 시드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은 탑 시드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바로 열악한 인프라 때문이다. 일본과 대한민국의 현재 기후는 야구경기를 하기에는 추운 날씨이다. 하지만 일본에는 돔구장이 있다. 한국은 돔구장이 없어서 추운 날씨에 경기를 할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날씨가 따뜻한 대만에서 1라운드를 대신 치르게 된 것이다.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은 늘 선수들에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제 보여준 경기력은 한국에서 펼쳐졌어도 별반 다를 것 없는 결과를 낳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내에 돔구장이 있었다면 최소 2만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원정팀 선수들의 플레이는 주눅이 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표팀 구성 당시부터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간판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대표팀은 그래도 이전보다 높아진 국내리그의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대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전력의 부족함을 메워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깜짝 스타는 등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험부족을 드러내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하였다.
어제 경기를 보고 난 후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1라운드 통과조차 버거워 보이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전망이다. 비록 다른 종목이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패했지만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필자의 전망이 펠레의 저주처럼 뒤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의 경기력은 냉정히 말하자면 낙제점이다.
중계방송에 대한 낯설음만큼이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타이중 구장에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사실은 낯설음을 넘어 경기감각이 전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고, 그 결과 설마했던 경기에서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최악의 결과를 얻고 말았다. 3월 2일에 펼쳐진 2013 WBC 1라운드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를 복기해본다.
1.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나온 기분나쁜 실책 2개
대한민국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얻기 위해 필승카드 윤석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석민은 네덜란드 첫 타자 시몬스를 상대로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누가 봐도 아웃이라 예상했던 상황. 하지만 유격수 강정호는 어이없는 땅볼송구로 주자를 2루로 내보냈다. 원아웃에 주자가 없어야 될 상황이 순식간에 노아웃 주자 2루라는 위기 상황으로 둔갑한 것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고 2번 타자 스쿱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3번 타자 베르나디나의 타구도 2루수 앞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이었지만, 2루수 정근우의 송구실책으로 또 다시 위기를 자초한다.
선제점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서 4번 발렌틴의 타구는 안타성 타구였으나 미리 수비 위치를 2루에 가깝게 가져간 정근우의 호수비 덕분에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한다. 어렵사리 위기를 넘겼지만 1회말 수비부터 대한민국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하의 수비로 선발투수 윤석민의 리듬에 악영향을 미친다.
2. 엇박자가 반복된 투수교체 타이밍
1-0으로 리드를 당하던 대한민국 코칭스태프는 5회말 수비에서 투수교체 타이밍을 두고 저울질을 한다. 결국 윤석민이 1사 후 9번타자 리카르도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대한민국은 곧바로 구원투수로 노경은을 투입한다. 하지만 노경은은 기대와 달리 후속타자 시몬스에게 안타, 스쿱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고, 결국 2루수 땅볼과 안타로 2점을 추가로 내준다. 경기 스코어가 3-0이 되면서 승부의 추는 네덜란드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을 보다 신중하게 가져갔어야 했지 않나 싶다. 가능하면 구원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등판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선동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감독시절 볼 카운트가 투스트라이크로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를 투입하기도 하였다. 더군다나 국제 대회 경험이 사실상 전무했던 노경은에게 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리고 선발투수 윤석민의 투구수가 58개였던 만큼 한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투수교체 타이밍의 아쉬움은 결국 승부의 흐름을 기울게 만드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3. 타선은 여전히 묵묵부답
공격진만큼은 역대 WBC 대표팀 중 최강임을 자신하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네덜란드 투수진을 상대로 고작 안타 4개만을 뽑는데 그쳤다. 연습경기에서도 좀처럼 화끈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대표팀 타선이 실전에서도 전혀 제 몫을 펼치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찬스를 잡은 6회초와 7회초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집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였다. 대한민국 타선이 WBC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경기는 2006 WBC 일본과의 4강전 이후 이번 네덜란드 전이 처음이었다.
4. 야수들의 집중력 부족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기분 나쁜 실책으로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던 야수진은 마지막 수비에 임할 때까지 전혀 집중력을 살려내지 못하였다. 8회말 3루수 최정은 집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면서 연달아 타자들을 살려 보냈다.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를 맡았을 당시에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산만한 모습이 속출하였다. 지난 시즌 유난히도 경기력 저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내리그의 경기력에 대해 이번 네덜란드 전은 간접적으로나마 왜 그런 논란이 일어났는가를 유추하게 만들었다. 700만 관중시대의 열기에 우물안 개구리처럼 도취된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어지는 모습이었다. 상대적으로 네덜란드 수비진은 악착같은 모습으로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어제 얼핏 중계방송을 보면서 왜 대만에서 경기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야구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규정대로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1라운드는 한국에서 진행되어야 했다. 대한민국과 일본은 지난 WBC대회에서 나란히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해서 탑 시드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은 탑 시드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바로 열악한 인프라 때문이다. 일본과 대한민국의 현재 기후는 야구경기를 하기에는 추운 날씨이다. 하지만 일본에는 돔구장이 있다. 한국은 돔구장이 없어서 추운 날씨에 경기를 할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날씨가 따뜻한 대만에서 1라운드를 대신 치르게 된 것이다.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은 늘 선수들에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제 보여준 경기력은 한국에서 펼쳐졌어도 별반 다를 것 없는 결과를 낳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내에 돔구장이 있었다면 최소 2만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원정팀 선수들의 플레이는 주눅이 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표팀 구성 당시부터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간판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대표팀은 그래도 이전보다 높아진 국내리그의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대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전력의 부족함을 메워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깜짝 스타는 등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험부족을 드러내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하였다.
어제 경기를 보고 난 후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1라운드 통과조차 버거워 보이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전망이다. 비록 다른 종목이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패했지만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필자의 전망이 펠레의 저주처럼 뒤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의 경기력은 냉정히 말하자면 낙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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