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영화 '어바웃 타임'

2013. 12. 29. 22:01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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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사 워킹 타이틀은 로맨스 장르 전문 영화사로 포지셔닝 되어 있다.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프렌치 키스',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등 안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교제하는 사람이 없겠거니 하는 편견어린 시선을 받게끔 만드는 영화들이 바로 워킹 타이틀 영화사의 대표작이다.

 

특히 10년 전인 2003년 '러브 액츄얼리'는 이 영화를 보았는지 여부에 따라 남친이나 여친이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하였다. (믿거나 말거나)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로 구성된 '러브 액츄얼리'는 이후 국내 로맨스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국내에서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내 사랑', 그리고 최근에는 '결혼전야' 등과 같은 옴니버스 로맨스 영화 등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러브 액츄얼리'에 등장했던 스케치븍 고백 장면은 광고와 패러디 영상을 낳았고, 한동안 로맨틱 가이들의 프로포즈 아이템으로 통용되기도 하였다.

 

2013년 겨울 워킹 타이틀표 로맨스 영화가 새롭게 선을 보였다. 이번에는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주인공이라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이 깃들여 있다. 바로 '어바웃 타임'이다. 겨울 그리고 연말이라는 특수성과 더불어 영화 '어바웃 타임'은 연인들의 'Must have' 무비로 자리하고 있다. 개봉한지 4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꾸준한 입소문에 힘입어 장기 흥행 모드에 돌입 중이다.

 

 

 

 

입소문이 워낙 좋았던 탓에 필자도 12월 25일 성탄절에 이 영화를 천신만고 끝에(?) 보게 되었다. 인터넷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왠만한 상영관의 표는 전부 매진되고 없던 탓에 광범위하게 극장을 수배하다가 어렵사리 남은 두 개의 좌석을 구해 볼 수 있었다.

 

맥 라이언 이후 최고의 로맨틱 레이디로 자리잡고 있는 레이첼 맥아덤스가 이번에는 앞머리를 짧게 자른 귀여운 이미지의 여인으로 등장하고, 이 영화를 연출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이전 작품인 '러브 액츄얼리'에서 입담 좋은 노장 록 가수로 등장해서 많은 웃음을 선사한 빌 나이가 자신의 아들에게 가문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비밀을 전수해주는 자상하고 유쾌한 아버지로 등장한다.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21세가 되던 날,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벽장 등의 컴컴한 곳에서 눈을 감고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신이 이동하고 싶은 '과거'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는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은 자신의 집에 여름 방학 기간동안 잠시 묵었던 첫 사랑에게 시간 이동 비법을 통해 사랑 고백을 시도하려 하지만 아쉽게 인연을 맺지 못한다.

 

새로운 인연을 찾기 위해 홀로 런던으로 향한 팀은 그 곳에서 자신의 운명의 여인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게 되고 시간 이동을 통한 시행착오를 여러 번 넘어서고 난 후 메리를 마침내 자신의 연인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은 시간 이동을 통한 판타지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정작 이 영화가 말하려는 중요한 메시지는 따로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잔잔한 감동과 목이 메여오는 감동을 선사한다. 메리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방황을 거듭하던 여동생도 올바른 길로 인도하게끔 하는 등 시간여행 능력의 덕을 톡톡히 본 팀은 자신의 아버지가 더 이상 고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암에 걸리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더 이상 시간여행을 통해 아버지의 운명을 바꿀 수 없게 된 것을 알게 된 후 팀은 아버지와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 위해 함께 탁구를 치고, 마지막으로 유년시절 함께 산책하던 시절로 되돌아가 아버지와의 마지막 추억을 만든다. 그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데 배우들의 눈물 없이도 이토록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스토리텔링과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사랑하는 아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남긴다. 각박하게 지낸 하루의 시간을 다시 한 번 똑같이 보내도록 권유한 아버지의 조언대로 팀은 자신이 정신없이 보낸 하루를 다시 체험하면서 시간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깨닫는다.

 

영화를 보면서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잔잔한 감동과 교훈을 통해 깨닫는 영화 '어바웃 타임'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선사한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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