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출신 MVP, 박병호와 김상현의 엇갈리는 빛과 그림자

2013. 9. 21. 08:52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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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와 김상현. 두 선수를 보면 공통점이 세 가지 있다. 첫 째 같은 팀(LG 트윈스)에서 활약했다는 점, 둘 째 두 선수 모두 LG 트윈스에서 활동하다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 된점, 마지막으로 트레이드 된 팀에서 맹활약을 펼쳐 홈런왕에 올랐고,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해에 생애 첫 MVP까지 거머쥐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잠재력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하다가 트레이드를 통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두 선수 모두 2군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팬들에게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프로선수들이 그렇듯이 매년 똑같이 잘하는 것은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다. 상대 팀에서는 두 번 당하지 않기 위해 그만큼 철저히 연구하고 견제할 것이고 한 번 들뜬 마음에 훈련을 소홀히 했다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슬럼프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비슷한 점이 많은 두 명의 거포 박병호와 김상현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에도 거침없이 특유의 용수철 스윙으로 홈런을 양산하고 있다. 리그 처음으로 30홈런을 돌파했으며, 9월 20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 홈런 (32개)을 기록하게 된다. 9월 20일 현재 박병호는 32홈런 103타점으로 홈런, 타점에서 지난 해에 이어 2관왕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지난 해보다 타율이 2푼 가까이 오른 0.318로 타격 부문에서도 5위에 올라와 있다는 점이다. 장타력에 정교함까지 겸비한 박병호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거뜬히 넘어서며 이만수-김성한-장종훈-이승엽의 계보를 잇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병호와 김상현의 빛과 그림자는 바로 MVP를 수상한 직후 이듬 해의 소포모어 징크스 극복 여부에서 엇갈리고 있다. 2009년 36홈런 127타점이라는 생애 최고 기록으로 MVP를 거머쥐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쁨까지 맛본 김상현은 이듬해 2010년 부상으로 인해 79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고 21홈런 53타점을 기록하였다. 결국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2011년에는 이범호가 팀에 합류하면서 기존 포지션인 3루에서 외야로 전향을 시도하게 되는 김상현은 경기 출장수는 101경기로 늘었지만 14홈런 64타점이라는 평범한 성적에 머물면서 좀처럼 2009시즌 모드를 재현하지 못한다.

 

그리고 2012년에는 다시 부상으로 경기 출장수가 줄어 들면서 두 자릿 수 홈런 달성에도 실패하고 만다. 올 시즌에는 팀내 외야에 김주찬이 새로 가세하고 신종길이 급부상하면서 김상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결국 5월 6일 김상현은 정들었던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게 되고 SK 와이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다. 와이번스에서 김상현은 이만수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하에 출장 기회를 보장받지만 좀처럼 자신의 거포 본능을 되살리지 못한다. 2013시즌 9월 20일 현재 김상현이 기록한 성적은 타율 0.246 7홈런 37타점으로 좀처럼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하던 LG 트윈스 시절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박병호와 김상현의 또 다른 차이점은 바로 부상 여부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에도 별다른 부상 없이 꾸준히 자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가 팀 창단 이후 최초로 포스트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병호로서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되는데, 김상현의 경우 2009 타이거즈에 합류한 이후 생애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고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치르는 강행군을 통해 체력이 소진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박병호도 포스트시즌까지 올 시즌을 치를 경우 내년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도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트레이드 출신 홈런왕에 MVP인 박병호와 김상현은 올 시즌 극명한 빛과 그림자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정말 모른다. 리그에 새로운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두 선수의 활약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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