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접하는 짜임새 있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감시자들'

2013. 7. 20. 05:46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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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용의자들을 은밀하게 쫓는 감시자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영화 '감시자들'. 솔직히 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인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등의 인터뷰를 봤을 때는 영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설경구와 정우성 두 남자배우의 연기 패턴과 이미지가 점점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주연 여배우인 한효주의 매력도 필자 개인적인 취향에는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었다.

 

하지만 영화 '감시자들'을 보고나서 이 주연 배우들에게 가졌던 편견은 눈녹듯이 사라지게 되었다. 모처럼 접하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영화 '감시자들'의 매력을 살펴본다.

 

 

 

영화 '감시자들'은 영화 속 대사를 빌리자면 '꽃돼지(극중 한효주의 활동암호명)가 마늘과 쑥먹고 꽃사슴(극중에서 한효주가 원했던 암호명)이 되어가는 이야기'로 요약될 수 있는데,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에 합류한 신참 경찰 하윤주(한효주)의 성장기라 할 수 있다. 서울 시내 도심 한복판 저축은행 도난 사건을 추적하면서 펼쳐지게 되는 감시반의 활약상이 짜임새 있고 긴박감 넘치게 펼쳐진다.

 

동물들과 새들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감시반 요원들(송골매, 다람쥐, 두더지 등)의 동선에 따라 영화의 긴박감은 점점 밀도를 더해간다. 액션장면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밀히 범죄들을 감시하는 감시반의 동선이 혹시라도 발각되지 않을까 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전달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독특한 소재를 낯설음이 느껴지지 않게 쉽게 몰입될 수 있도록 편집한 점과 출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다. '강철중표'연기가 트레이드 마크인 설경구는 특유의 넉살에 다정다감함을 가미시켜 이전 영화에서 봐왔던 부담감이나 식상함을 상쇄시켰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악역연기에 도전한 정우성의 매력도 여전히 거부할 수 없게 다가온다. 치밀한 계획으로 범행을 주도하는 제임스 캐릭터를 말끔하게 소화한다.

 

사실상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끄는 중심 축인 하윤주 역을 맡은 한효주도 신참 경찰다운 어리숙함과 뛰어난 관찰력과 집중력을 지닌 캐릭터를 설득력이 느껴지게 소화하면서 이전에 볼 수 없던 매력을 풍긴다. 이 영화의 원작이 홍콩영화 였다는데 한효주의 캐릭터는 홍콩영화 속 신참경찰 캐릭터 같은 이미지를 풍기기도 한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 홍콩 여형사로 출연했던 이신재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감시반을 이끄는 이실장으로 등장한 진경도 진작에 왜 이런 역할을 맡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냉철함과 다혈질을 오가면서 때로는 은근한 섹시함을 풍기면서 딱 적역이라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감시반의 또 다른 요원인 다람쥐로 등장한 이준호도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게 영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이 영화를 배급한 NEW 영화사는 올해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몽타주'에 이어 '감시자들'로 4연타석 흥행 홈런을 터뜨렸다. 참신한 소재와 짜임새 넘치는 구성이 돋보이는 영화들로 NEW 영화사는 CJ, 롯데, 쇼박스 등 다른 메이저 영화사들과의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 NEW 영화사 브랜드의 신뢰도는 한국영화 배급사들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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