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라는 거부감 보다는 블록버스터의 묘미를 잘 살린 수작, '월드워Z'

2013. 7. 14. 11:07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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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되면 좀비로 돌변하게 되는 정체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좀비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전 세계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게 된다.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파멸을 그리고 있는 영화 '월드워 Z'는 다큐멘터리를 연상하게 하는 오프닝 장면이 잔잔한 듯 하면서도 긴장감을 전달하는 일렉트릭 음악과 더불어 인상깊게 다가온다.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생태계, 그리고 인간이 사는 곳마저도 서서히 파괴되고 있음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컷들로 각인시킨다.

 

영화의 구조는 2005년 개봉했던 '우주전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원제도 'War of Worlds' 이다.)을 연상하게 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도시가 파괴되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설정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그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있다. '우주전쟁'은 본거지를 알 수 없는 외계인들이 지구를 습격하는 설정이지만, '월드워 Z'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배설물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로 변한 인간들이 도시를 파괴한다.

 

또한 '우주전쟁'과 '월드워Z'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하지만 '우주전쟁'은 이미 해체되어 있는 가족들이 극한 상황을 겪으면서 결합의 과정을 겪는 것에 반해, '월드워 Z'는 이미 화목함이 견고하게 다져져 있는 가족들을 내세운다. 특히 극 중에서 주인공 제리(브래드 피트)가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해 자신의 동료 티에리와 이야기를 나누려 하자 제리의 부인 카린(미레일 에노스)이 자녀들이 듣지 않는 곳에서 이야기 하도록 얘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UN 조사관직을 그만 둔 제리(브래드 피트)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다시 UN으로 복귀하게 된다. 좀비와 맞서 싸울 해결책을 얻기 위해 한국, 이스라엘, 그리고 웨일즈를 거치는 대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제리의 행보와 더불어 영화는 겉잡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거부감을 주는 잔인한 장면은 등장하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 좀비의 습격이 도사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만든다. 007 시리즈 '퀀텀 오브 솔라스'에서 강렬한 액션 연출을 통해 블록버스터 감독으로서도 일가견을 발휘한 마크 포스터 감독은 좀비와 인간의 치열한 사투를 긴장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좀비를 제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의약성분을 구하기 위해 제리 일행이 좀비들이 우글 거리는 연구소 동에서 벌이는 일촉즉발의 장면은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기존 블록버스터 영화의 공식에서 '월드워 Z'는 다소 비껴나있다. 우선 소재부터가 B급 영화에서 흔히 다루는 좀비를 내세웠고, 결말도 전형적인 권선징악 식의 이분법적 결말이 아닌 열린 결말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을 제공하는 '월드워 Z'는 탄탄한 원작 스토리에 주연배우 브래드 피트의 매력과 마크 포스터 감독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이 결합하여 시너지를 발휘하고 관객들에게 스릴을 제공하는 수작이라 평가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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