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 나란희 희망찬가를 부른 한화와 NC

2013. 5. 1. 08:45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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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 1무 16패, 승률 0.200, 3승 1무 17패, 승률 0.150. 프로야구 개막원년(1982년)의 삼미 슈퍼스타즈나 1999시즌의 쌍방울 레이더스의 승률이 아니다. 2013시즌 나란히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성적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전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 받았지만 이 정도로 열위의 성적을 보여줄 거란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을 것이다.

 

 

 

심지어는 휴식일보다 한화나 NC와 맞붙는 3연전을 더 기다리게 된다는 농담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노장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여 분위기 쇄신에 나섰던 한화는 투수진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 은퇴한 박찬호, 군입대한 양훈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수비진도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을 범하면서 시즌 초반 13연패의 나락에 빠졌었다. 새로 1군에 합류한 NC는 제 역할을 해줄거라 믿었던 외국인 선발 투수 트리오 아담, 찰리, 에릭 등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타선 또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7연패, 9연패를 반복하였다.

 

악몽같은 4월을 보낸 한화와 NC는 4월의 마지막 날 홈 경기에서 롯데와 LG를 불러 들여 주중 시리즈 첫 경기를 치렀다. 정확히 한 달 전인 시즌 개막전에서 시종 일관 리드를 유지하다가 9회말 수비에서 롯데에게 허무한 역전패를 허용했던 한화는 시즌 초반 꼬이는 행보의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던 롯데를 상대로 설욕이 필요한 한 판이었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선발투수는 당시 개막전에서 마무리로 나섰다가 허무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안승민이 나섰다. 한화는 1회초 수비에서 선제점을 내주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1회말 공격에서 상대의 실책과 연속 안타 등을 묶어 곧바로 역전에 성공한다.

 

그리고 4회말 한 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상황에서 정범모의 2루타로 한화는 경기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어나가게 된다. 선발투수 안승민은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시즌 개막전에서도 선발투수 바티스타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계투진의 난조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한화는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위기상황을 넘긴다. 또한 확실한 리드를 잡기 위해 타선은 착실하게 점수를 추가해주면서 충실한 지원사격을 해준다.

 

결국 9-3의 승리를 거두면서 한화는 시즌 개막전의 허무한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한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사격과 선발투수 안승민의 안정된 투구, 그리고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한 계투진, 그리고 안정된 수비 등이 효과적으로 조화를 이뤄낸 승리였다. 그런데 승리를 거둔 한화의 덕아웃은 다른 팀과 달리 특이한 장면이 늘 연출된다. 일반적으로 승리를 거둔 팀은 감독을 필두로 코치진이 일렬로 줄을 서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를 해주는데 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모습이 늘 보이지 않고 김성한 수석코치가 맨 앞에서 서서 선수들을 맞이한다.

 

물론 의무적으로 감독이 맨 앞에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긴 선수들에게 잠시 동안의 스킨십이라도 보여준다면 선수단 사기 고취에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김응용 감독이 이전과 비교할 때 훨씬 부드러워지고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수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오해아닌 오해를 들게 만든다. 비슷한 연배의 김성근 감독도 밥을 혼자 먹을 만큼 선수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는 하지만 와이번스 감독 시절 이기는 경기에서는 늘 앞에 서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격려를 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9연패의 늪에 빠졌던 NC는 자신의 프로 무대 첫 승의 맞상대였던 LG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연패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가장 큰 수확은 기대에 못 미쳤던 외국인 투수 아담이 6.2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잡으면서 상대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점이다. NC의 가장 큰 경쟁력을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제 몫을 해주지 못했던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자리를 잡아준다면 NC도 지금보다는 훨씬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선발투수 아담에 이어 구원으로 등판한 이성민, 노성호, 이민호 등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준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시즌 첫 세이브를 거둔 이민호는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2007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두산 베어스의 임태훈을 연상하게 한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누적될수록 NC는 상대팀에게 더 무서운 팀으로 다가갈 것이다. NC에게 또 다른 기쁜 소식은 팀의 3번 타자 역할을 해줄 나성범이 부상에서 복귀하여 5월 1일부터 1군에 합류하는 것이다. 시즌 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기대를 모은 호타준족의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가세한다면 NC 타선의 짜임새는 한결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4월의 마지막 날, 더 이상 동네북에 머무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한화와 NC는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면서 5월 대반격의 희망찬가를 나란히 불렀다. 한화와 NC의 반격 속도에 따라 4월 한 달 내내 썰렁한 흥행을 보였던 프로야구도 흥행회복에 탄력성을 받을 지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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