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복제할 수 있어도 마음은 복사할 수 없다. 영화 '오블리비언'

2013. 4. 21. 00:45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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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지나가는 버스에 붙은 광고판에서 처음 이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한 눈에 봐도 SF 블록버스터 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포스터는 톰 크루즈와 모건 프리먼이라는 신뢰도 높은 A급 배우들의 포스가 자연스레 느껴지게 하였다.

 

얼핏 봐서는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2005년작 '우주전쟁'을 연상하게 하였다. 기이한 외계 생명체와 한판 사투를 벌이는 SF 액션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블리비언'은 '우주전쟁'과 전혀 다른 영화이다.

 

IMAX용으로도 제작된 이 영화는 화면의 스케일이 시선을 압도한다. IMAX로 왜 보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들게 할 만큼 스케일과 화면 구성은 시선을 압도한다.

 

외계인과 지구와의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얼핏보면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의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특히 폐허가 된 미식축구장을 배경으로 주인공 잭 하퍼(톰 크루즈)가 이 곳에서 펼쳐진 슈퍼볼 결승전을 혼자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혹시라도 누군가가 숨어 있다가 급습하지 않을까 하는 모종의 긴장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무엇인가 모종의 음모가 숨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전달하는 이 영화의 핵심은 주인공 잭 하퍼(톰 크루즈)의 질문에서 비롯된다. "외계인들을 이미 내쫓았는데 왜 우리가 지구를 떠나야만 하지?" 잭 하퍼는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들로 인해 종종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된다.

 

서서히 자기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선 톰 크루즈의 2002년 작품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설정이 떠오르게 된다. 영화는 나름 긴박감도 넘치고 웅장한 스케일도 돋보인다. 하지만 좀 더 강력하고 박력있는 액션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했던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우주전쟁'은 강렬하게 뇌리에 남는 액션씬들이 돋보이는데, '오블리비언'에선 머릿 속에 남을 만한 박력있는 액션장면은 부족하였다.

 

액션이 아쉬워도 내용이나 구성 면에서는 흠잡을게 없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안전운행으로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지극히 무난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의 그것을 넘어서도 결국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단 하나가 있다. 바로 '마음'이다. 그리고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톰 크루즈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탑건'을 통해 처음 봤을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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