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개막 2연전 - 각 구단 Key point

2013. 4. 1. 23:31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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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가 마침내 576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하였다. 1990시즌 이후 23년 만의 홀수구단 체제로 진행되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투고타저'가 대세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그런 예상이 무색할 만큼 개막전부터 만루홈런 3방이 작렬하는 등 타자들의 매서운 방망이가 투수들을 바쁘게 하였다.

 

아직은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속단을 할 수는 없었지만 팬들에게 올 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준 구단들도 있는 반면, 암울한 전망을 안게 만든 구단도 있었다. 그렇다면 주말 2연전 동안 드러난 각 구단 별 Key point를 살펴본다. (순서는 지난 해 최종 순위 순)

 

 

 

1. 삼성 라이온즈

 

지난 해에 이어 개막 2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서울 연고구단(2012년 LG 트윈스, 2013년 두산 베어스)을 상대로 치른 개막 2연전에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여름 부터 맹수의 본능을 발휘한 터라 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도 믿었던 선발 차우찬이 트윈스 이병규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였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을 2방이나 맞았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의 시즌 시작 포인트가 영 개운하지 못하다. 지난 시즌에는 2011년 트리플 크라운(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의 영광을 안고 시작했지만, 올 시즌 류중일 감독은 두 개의 큰 내상을 입은 상태(2012 아시아시리즈 예선탈락, 2013 WBC 1라운드 탈락)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왠지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집중력이 결여되어 있고 뒤숭숭해 보인다. 개막전에서 완벽한 참패를 당한 터라 3월 31일 개막 2차전을 맞이한 10,000석짜리 초미니 구장인 대구구장에 빈자리가 꽤 보였다. (입장관중 8,158명) 만약 올 시즌에도 라이온즈가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할 경우 지난 시즌보다 팬들의 비난의 강도는 더 거세게 몰아칠 것 같아 보인다. 지난 시즌 개막 2연전과 다른 점은 선발, 중간 계투 할 것 없이 속절없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반면에 위안을 삼는 다면 두산 베어스의 전력이 올 시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 전력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시즌 초반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다음 주 초에 4일이나 주어지고, 4일 휴식 뒤에 맞이하게 될 상대가 외국인 원,투,쓰리 펀치를 모두 다 쓰고 원정으로 내려올 신생팀 NC 다이노스라는 점이다.

 

2. SK 와이번스

 

2000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개막 2연전에서 연패를 당하였다. 개막전에서는 8회초 이전까지 이만수 감독의 모든 구상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신입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의 완벽에 가까운 호투, 올 시즌 이만수 감독이 야심차게 키우기로 작정한 '이만수 키즈'들인 이명기, 한동민, 조성우의 맹활약 등이 어우러져 와이번스는 늘 그랬던 것처럼 개막전을 깔끔하게 승리로 장식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격수 자리가 원수였다. 6회초 박진만, 8회초 최윤석의 사소한 수비 실수는 영락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개막 2차전에서도 9회초 유격수 김성현의 포구 실수는 결정적인 쐐기 실점으로 이어졌다. 와이번스는 유격수 자리에 고사라도 따로 지내야 할 판이다. 김성근 감독 시절 와이번스 최고의 강점은 벌떼 불펜, 촘촘한 공격력도 아닌 상대 공격진에게 1cm의 틈도 내주지 않으려 했던 질식수비였다. 하지만 수비의 견고함은 눈에 띄게 헐거워졌다. 점점 와이번스가 중간계로 내려오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드는 바이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면 이만수 키즈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3. 두산 베어스

 

지난 시즌 베어스 답지 않은 공격력으로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안겨 주었는데,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 라이온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상대를 압도하였다. 홍성흔의 가세는 팀 케미스트리에 큰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김경문 감독 시절 상대를 괴롭히던 베어스 특유의 허슬 공격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겨우내내 몸을 키운 오재원은 밀어쳐서 만루홈런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2번 타자 손시헌 카드는 기묘한 한 수로 작용했다. 투수진에서는 정성들여 재활시킨 이재우와 정재훈이 건강한 피칭을 선보인 것도 큰 힘이 되었다. 노장 이혜천이 마운드에서 좀 더 진지해지려 하는 모습도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다만 턱수염 외국인 듀오 니퍼트와 올슨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이 근심거리이다.

 

4. 롯데 자이언츠

 

경기 내내 맹물같은 공격력을 선보이다가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둔 자이언츠는 개막 2차전에서도 믿었던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면서 맥이 풀릴 뻔 했으나, 상대팀 불펜진이 더 난조를 보인 덕분에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홍성흔과 김주찬이 빠진 타선은 확실히 힘에 부쳐 보인다. 하지만 흐름에선 계속 밀리면서도 좀처럼 승부를 쉽게 내주지 않는 모습은 이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정대현이 불안했지만 김성배, 최대성, 강영식, 김사율 등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손아섭의 방망이가 시즌 초반부터 매섭게 돌아가면서 그나마 타선에 활력을 주고 있으며, 지난 해 깜짝 스타로 떠오른 박준서도 알토란 같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틀 연속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상대가 한화 이글스였다는 점은 본격적인 자이언츠의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관중동원력을 보유한 자이언츠 답지 않게 개막 2연전 동안 사직구장은 빈 자리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이전에 비해 썰렁(?)해졌다. 개막전 경기장 중 유일하게 매진사례에 실패했고, 2차전도 2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이 을씨년스러워 보일 만큼 썰렁하였다. 지난 시즌 개막 2연전에 사직구장에는 55,22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올 시즌에는 44,536명이 입장했다. 무려 10,000여명이 감소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로이스터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자이언츠의 야구는 축구에 비유하자면 화끈한 독일식 공격 축구에서 이탈리아식 빗장수비 축구로 색깔이 바뀌었다. 그렇다고 투수 중에 과거 최동원이나 염종석 처럼 마운드를 지배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에이스도 전무하다. 이대호처럼 화끈한 한 방이 기대되는 거포도 없다. 벚꽃축제나 부산의 불경기 보다는 자이언츠 야구 컨텐츠에 설레임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5. KIA 타이거즈

 

지긋지긋한 개막전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범호-나지완-최희섭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힘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특히 4번 타자 나지완은 홀쭉해진 몸매 만큼이나 경쾌한 타격을 선보였다. FA 김주찬은 테이블 세터진에서 종횡무진 누볐다. 강한 2번 타자의 가세는 타선에 전체적인 무게감을 더해 주었다. 다만 강점으로 지목되던 선발 투수진은 기대만큼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개막전 선발투수 소사가 5이닝 4실점, 2차전 선발투수 서재응이 5.1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허약한 중간계투진에 비해 탄탄한 선발진이 최대 강점이었는데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전체적인 투수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라면 신인 박준표가 개막전과 2차전에 연속 등판하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타이거즈가 기대치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는 강점인 선발진의 시급한 안정이 필요하다.

 

6. 넥센 히어로즈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실질적인 경기 내용에선 타이거즈를 힘에서 압도하였다. 리드오프 서건창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며, 강력한 파워를 과시했던 'LPG' 클린업 트리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도 건재를 과시하였다. 7번 타자로 나선 이성열이 두 경기 연속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히어로즈 타선에 위압감을 실어 주었다. 개막전 선발 에이스 나이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2차전에서 김병현이 시즌 첫 승을 끊으면서 올 시즌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계투진이다. 1차전 9-6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으며, 2차전에서도 6-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4 박빙의 추격을 허용하였다. 히어로즈가 강해진 힘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간 계투진의 안정이 시급하다.

 

7. LG 트윈스

 

개막 2연전 동안 가장 경쾌한 마음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팀을 꼽는다면 LG트윈스가 아닐까 싶다. 두 경기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는데, 비록 시즌 초반 두 경기였지만 가장 달라진 점은 선수들의 팀 플레이가 몸에 배어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작전을 수행해야 할 때 반드시 수행해내고, 한 베이스 더 달려야 할 때, 그리고 점수를 짜내야 할 때 어떻게 해서든 목적을 달성하는 플레이 패턴은 트윈스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중반의 플레이를 연상시켰다. 삼성에서 영입한 현재윤, 손주인이 수비와 공격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펼쳤고, FA 정현욱의 가세는 트윈스의 뒷심을 몰라보게 강화시켰다. 정현욱의 가세는 마치 농구로 따지자면 서장훈이나 김주성 같은 든든한 센터가 골밑에서 버텨주면서 3점 슈터들이 맘놓고 외곽슛을 터뜨리게 된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김재현 해설위원의 멘트처럼 트윈스가 양은냄비에서 뚝배기 기질로 시즌 내내 변화해 준다면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돌풍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예감이 든다.

 

8. 한화 이글스

 

노장 김응용 감독이 동계 훈련 기간 내내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 흔적이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덕아웃 분위기가 한층 파이팅이 넘친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순간에 야수진의 어이없는 실책과 투수들의 볼넷 남발이 끊이지를 않는다. 자멸하지만 않았다면 이글스는 자이언츠와의 개막 2연전을 스윕하는 동시에 사직구장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선발 원투펀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는 올 시즌 선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불안한 계투진이다. 김응용 감독이 야심차게 기대를 걸은 사이드암 임기영이 실전에서 경험 부족을 절감해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집중력과 끈기는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발전한 느낌이다. 개막전 2연패의 충격을 딛고 주중 첫 6연전에서 반드시 5할승률을 사수할 필요가 있다.

 

9. NC 다이노스

 

이제 4월 2일 9번째 심장을 박동시킬 준비를 마쳤다. 상대는 과거 자신들의 홈구장을 보조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PK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이다. 김경문 감독 특유의 저돌적인 야구가 얼마나 활기차게 펼쳐지느냐가 다이노스 데뷔전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 평행이론?

 

1990년 이후 23년 만에 홀수구단 체제로 시작된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진기한 기록이 탄생하였다. 개막 첫 홈런의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이었는데, 만루홈런을 터뜨리면서 개막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었다. 개막 첫 홈런이 만루홈런으로 장식된 것은 1990년 해태 타이거즈의 한대화 이후 23년 만에 기록된 것이다. 23년만의 홀수구단 체제로 시작된 이후 개막 첫 홈런이 공교롭게도 23년 만에 만루홈런으로 장식된 것은 또 다른 평행이론이라 아니할 수 없다.

 

* 흥행 적신호

 

개막전에서 부산 사직구장이 5년 만에 매진에 실패하는 이변(?)을 낳았다. 그리고 광주구장을 제외한 문학과 대구구장이 개막 2연전 관중이 지난 해에 비해 감소했다. 여러가지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WBC 조기 탈락과 그에 따른 경기력 저하 논란이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시즌 동안 순위 구도가 거의 고착화되면서 개막전 카드가 그 나물에 그 밥이 된 점도 흥미를 반감시킨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흥행 적신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준높은 경기와 만년 하위팀들의 반란이 반드시 일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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