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30. 01:01ㆍSports BB/야구라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구단은 9개 구단들 중 무려 3개나 된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 합쳐서 300만이 넘는 총 관중을 동원하였다. 지난 시즌 715만여명의 총 관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높은 관객 동원력에 비해 서울 연고 구단들의 성적은 팬들에게 언제나 목마름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시즌 서울 연고 구단들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두산 베어스가 유일하다. LG트윈스의 경우 2002시즌 이후 가을에 유광점퍼를 입어본 적이 없었고, 현대 유니콘스 시절 포스트 시즌 단골손님이었던 넥센 히어로즈는 2008년 리그 진입 이후 홈 구장인 목동구장이 10월에 개방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두산 베어스는 2004년 이후 2006시즌과 2011시즌을 제외하곤 매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서 강팀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올 시즌에도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삼성 라이온즈의 3연속 우승을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베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로부터 시즌 2위에서 3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서울 연고 구단들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넥센 히어로즈는 4강 경쟁의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지만 LG 트윈스는 여전히 4강 진입이 버거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알찬 스토브리그를 보냈으며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팀에 자리를 잡으면서 선수들 사이에서도 절박함이 느껴지고 있는 만큼 역설적으로 올 시즌이 11년 만에 가을 무대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3위를 달렸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특히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구성된 클린업 트리오 'LPG 타선'은 지난 시즌 리그 최강의 화력을 과시하였다. 박병호는 생애 처음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에 등극했으며, 강정호 또한 25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였다. 또한 신고선수 출신 서건창은 저돌적인 플레이로 팀 전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테이블 세터진의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외국인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와 벤 헤켄은 27승을 합작하며 리그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후반기 뒷심 부족으로 히어로즈는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였다. 다만 박병호와 서건창이 MVP와 신인왕을 수상하면서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겹경사를 안겨준 것에 위안을 삼아야만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루코치 였던 염경엽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히어로즈는 기동력 야구를 한층 강화시킬 전망이다. 클린업 트리오의 박병호와 강정호가 나란히 20-20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히어로즈의 기동력은 경쟁력이 뛰어나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주루플레이에 주력할 예정인데 지난 시즌 히어로즈 발야구에 호되게 당했던 타 팀 배터리의 견제를 얼마나 극복해낼 것인지가 변수이다.
히어로즈 투수진의 최대 변수는 3선발로 활약할 김병현이다. 올 시즌 9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면서 휴식일이라는 변수가 생긴 페넌트 레이스에서 각 팀별로 1,2,3선발 투수들의 비중이 지난 해에 비해 한층 높아질 것이다. 나이트, 벤 헤켄 원투펀치에 김병현이 3선발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히어로즈는 충분히 4강을 노려볼 만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일고 선배이자 현역시절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이강철 코치가 신임 수석코치로 부임하면서 김병현 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강철 수석코치의 처방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LG 트윈스는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FA로 '국민노예' 정현욱을 영입하면서 불펜진 강화에 성공하였다. 기존의 유원상-봉중근 필승조에 정현욱이 가세하게 되면서 트윈스 선발 투수들은 한결 더 홀가분하게 마운드에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팀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던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하여 포수(현재윤), 내야수(손주인), 투수(김효남)를 보강하였다. 특히 현재윤과 손주인은 팀의 약점으로 지적되온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 경쟁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FA 대상자였던 이진영과 정성훈을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트윈스 공격진은 전력 누수를 방지하는데 성공하였다. 지난 시즌 타격조련의 달인 김무관 코치를 영입했으나 기대한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올 시즌에는 과연 '무관매직'이 어느 정도 통할지 관심사이다.
트윈스가 11년 묵은 가을 무대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투수진의 경쟁력 보강이 급선무이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외국인 원투펀치 주키치와 리즈가 2011년 모드를 유지하고 3,4,5 선발로 나설 임찬규, 우규민, 신정락이 합작 25승을 거둬준다면 트윈스의 가을 야구는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트윈스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여름이 되면 급격한 하향세를 보여왔는데, 올 시즌에는 여름 부터 1군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류제국, 정찬헌, 이형종 등이 전력에 보탬이 되어 준다면 트윈스의 여름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서울 연고 구단들이 나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적은 1993년, 1995년, 1998년, 2000년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 만약 올해 포스트시즌에 두산, LG, 넥센이 나란히 진출한다면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대해볼만 할 것이다. 물론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야구는 정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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