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3. 10:38ㆍCurrent Affair BB
뉴스를 보다가 오랜만에 빵터지는 경험을 했다. 10월 1일 MBN을 통해 생중계된 국민의힘 예비 대선후보 5차 토론에서 토론 도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답변을 하면서 손을 흔들 때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새겨진 화면이 포착되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 때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써준 것이고 씻어도 잘 지워지지 않아 그대로 손바닥에 새겨진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과연 대통령이란 자리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통치 하에 있는 사람들을 섬겨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인지 아니면 지배하고 군림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부터 던져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폐해가 미친 영향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면 쉽사리 손바닥에 '왕'자를 새기고 나올 엄두는 내지 못했을텐데 단순히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수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방송에서 버젓이 손바닥에 '왕'을 새기고 나오는 것은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는지 궁금해진다.
만약 무속인이 새겨준 것이라면 배에 복근 만들고 싶어서 배에 '왕'자를 쓰는 것만큼이나 코믹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다. 최첨단의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의 대통령 선거에서 주술의 힘을 빌린다는 발상이 왜 이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마치 사극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빌런들이 왕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서 항상 옆에 신통한 무당들을 데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손바닥에 새겨진 '王'자 사진을 보는데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본인이 검찰에 있는 동안 집중 수사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통한 무속정치를 펼쳐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기억이 벌써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정말 주술의 힘을 빌리고 싶다면 대중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점을 보고 미리 자신의 운명을 예견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출마하는 공인으로서 설마 그런 생각은 안했으리라 믿고 싶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만약 손바닥에 '왕'자를 그리고 나온다면 꽤나 웃긴 해프닝이 되었을 것 같다. 차라리 이마에 '王자'를 그리고 나오는 것은 어떨지. 병맛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을 수 있을지도.
그래도 이 광고에 나온 회장님은 직접 몸을 던져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회사의 인지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마케팅의 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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