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관중 앞에서 홈팬들을 실망시킨 자이언츠와 타이거즈

2014. 5. 18. 07:10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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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주말을 맞이하여 야구장에는 많은 팬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영,호남을 대표하는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 부산 사직구장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는 각각 27,500명, 22,000명의 만원관중이 운집하였다. 모처럼 홈구장이 가득 들어찼을 때일수록 없던 힘이 솟아나서 홈팬들의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데, 이 날 양팀은 오히려 평소의 기량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성 플레이들을 연발하며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홈구장 승률이 높아야 관중동원에 유리한 법인데 양팀의 경기내용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5월 17일 사직구장과 챔피언스 필드의 경기내용을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 위주로 복기해본다.

 

 

 

 

1. 사직구장 - 모처럼의 만원관중에 경직된 야수들, 에이스의 멘탈을 붕괴시키다.

 

5월 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이어 사직구장은 두 번째 만원사례를 기록하였다. 올 시즌들어 특유의 화끈한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는 점이 홈 관중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공교롭게도 5월 6일 베어스와의 경기 선발투수 였던 유먼이 11일 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하였다. 자이언츠는 1회말 선취점을 뽑으면서 유먼을 지원사격할 준비를 갖춘 듯 보였다. 하지만 방망이가 아니라 글러브로 자이언츠 야수진은 유먼의 멘탈을 붕괴시켰다.

 

2회초 수비에서 자이언츠 3루수 황재균은 어처구니 없는 송구 미스 등 2개의 실책을 연달아 범하면서 에이스 유먼에게 부담을 배가시켰다. 그리고 2아웃 상황, 점수를 내주지 않고 공수교대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이언츠 2루수 정훈은 평범한 타구를 포구실책과 송구실책을 연달아 범하면서 주자를 살렸다. 그 상황에서 참다 못한 유먼은 스스로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하였다. 물론 투수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하지만 누가 봐도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을만한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들이 속출하였다.

 

결국 상대방 넥센 타선은 막혔던 혈이 풀린 것마냥 봇물처럼 맹타를 퍼붓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는 14-2, 넥센 히어로즈의 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만약 유먼이 2회초를 순탄하게 넘어갔다면 이 날 경기의 양상은 분명히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스스로 틈을 보이면서 자멸한 자이언츠는 올 시즌 결정적인 순간마다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던져버리고 있다. 상당히 안좋은 습관으로 굳어진다면 4강에 오른다한들 자이언츠는 포스트시즌에서 매년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어이없이 무너져 버릴 것이다. 집중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2. 챔피언스필드 - 배팅볼 투수로 전락한 투수진, 경험 미숙을 그대로 드러낸 어린 야수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구장에 버금가는 최신식 시설로 개장한 챔피언스필드는 6번째 매진사례를 기록하였다. 쾌적한 인프라가 뒷받침되니까 자연스레 빛고을 광주에도 야구 관람이라는 여가문화가 자연스레 정착되어 나가는 모습이다. 가득 메운 만원관중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타이거즈 선발투수 송은범은 이제 새로운 팀에 들어온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1회 부터 채태인에게 3루타, 폭투, 최형우, 박석민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면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선발투수가 초반부터 난타당하자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야수들에게도 엄습한 듯, 타이거즈 투수진과 야수진은 3회초 총체적 난국의 실체를 보여주었다. 송은범은 또 다시 제구력 난조로 주자들을 루상에 모아주었고, 5-0 상황에서 이 날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라이온즈 이흥련의 타구는 3루를 강습하는 강한 타구였지만 타이거즈 3루수 김주형이 기막힌 캐치와 빠른 송구연결로 3루 주자를 횡사시킬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라이온즈 3루주자 박석민은 홈에서 기다리고 있는 포수 백용환을 보고 더 이상 홈에 들어오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심판의 콜은 울리지 않았다. 박석민은 포수의 태그를 교묘하게 피한 다음 마치 덕아웃에 들어가려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다가 상대 포수 백용환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 틈을 노려 홈베이스를 먼저 밟았다. 당연히 아웃카운트 하나가 늘어나야 될 상황이 순식간에 점수가 추가되는 상황으로 둔갑한 것이다.

 

백용환의 안일한 플레이는 가뜩이나 궁지에 몰리던 송은범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이후 송은범의 투구는 마치 될대로 되란 듯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제구력의 영점은 사실상 무너졌고, 결국 김상수에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9-0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송은범은 타이거즈 이적 후 최악의 투구내용으로 또 다시 조기강판 되었다. SK 와이번스 시절의 송은범에게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이 타이거즈 이적 후 속출하고 있다. 몸에 심각한 이상이 있거나 아니면 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듯한 모습이다. 와이번스 시절에는 박경완, 정상호라는 최고의 포수들이 안정감을 심어주었지만 타이거즈에서는 포수의 노련한 리드를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프로 생활 10년차를 넘긴 고참으로서 송은범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심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송은범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경태는 타선이 모처럼 힘을 내서 9-4로 추격한 상황에서 곧바로 4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소 1이닝은 이를 악물고 막아줘야 할 상황에서 마치 배팅볼 투수처럼 상대 타선에게 봇물처럼 점수를 내준 박경태에 대해 과연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의문이다. 지난 주 이글스와의 3연전 스윕을 통해 모처럼 팀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또 다시 팀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다. 새로 개장한 챔피언스 필드가 만원관중을 더 불러 모으려면 선수들의 집중력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보다 확연한 관중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그의 흥행을 주도하는 팀들인 자이언츠와 타이거즈가 보다 홈팬들 앞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집중력 보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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