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고공 피칭, 라이온즈 연승 및 일요일 무패행진을 중단시키다.

2014. 5. 11. 20:3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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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항상 예측대로만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야구란 스포츠가 보면 볼수록 매력있고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인가보다. 이번 주 두산 베어스의 행보는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예측불허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행보 속에서 화끈한 화력쇼로 팬들에게 볼거리는 끊임없이 선사하였다. 그리고 이번주 마지막 주말 2경기에서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고공피칭'의 위력이 빛을 발하였다.

 

농구도 아닌데 왠 '고공피칭'이라고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외국인 원투펀치는 기존의 더스틴 니퍼트에 메이저리그 35승 경력의 우완 정통파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가 가세하였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2m를 넘는 장신 정통파 투수들이다. 야구에서 2m가 넘는 투수들을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큰 키에서 내려찍는 속구의 위압감은 한층 더 높게 느껴질 것이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장신투수들을 꼽는다면 1989년 태평양 돌핀스의 돌풍의 중심이었던 박정현(191cm)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박정현은 우완 정통파가 아닌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였다. 마치 농구의 더블 포스트를 보는 것처럼 두 명의 장신 투수들이 과연 상대 타자들을 어떻게 요리할지도 이번 시즌을 앞둔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니퍼트와 볼스테드 두 투수 모두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큰 키를 이용하여 타자들을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난타 당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였다. 하지만 이번 라이온즈와의 주말 시리즈를 통해 두 장신 투수의 '고공피칭'이 빛을 발하였다.

 

5월 9일 3연전 첫 경기에서 믿었던 좌완 에이스 유희관이 난타 당하며 무너질 때만 하더라도 베어스의 이번 3연전 전망은 암울하였다. 주중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베어스 투수진은 상대 타선에 무려 35점을 내주었다. 그리고 홈에서 맞이한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도 12점을 내주면서 일방적으로 난타 당하였다. 선발, 구원 가릴 것 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것만 같이 보였다.

 

하지만 5월 10일 토요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니퍼트는 올 시즌 리그에서 처음으로 완투승 경기를 선보이면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하였다. 한국 무대에 데뷔 후 42승째를 거둔 것인데 그 중에 무려 10승을 라이온즈로부터 거둔 것이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니퍼트는 평소 강세를 보이던 라이온즈를 맞아 유감없이 킬러본능을 발휘하며 이번 주 내내 수난시대를 겪었던 불펜진에 모처럼 단비같은 휴식을 제공하였다. 타선도 다시 활발하게 폭발하면서 팀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라이온즈 투수진을 상대로 무려 17점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라이온즈 팀 평균자책점은 4점대로 수직상승하였다. 그리고 라이온즈의 6연승 행진도 마감되었다.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양팀은 5월 11일 일요일 경기에서 우세 3연전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쳤다. 요즘 페이스가 좋은 좌완 에이스 장원삼을 내세운 라이온즈의 우세가 예상되었다. 베어스 선발투수 볼스테드는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5월 5일 어린이날 라이벌 매치에서 모처럼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안정감 면에서 장원삼에 밀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전날 경기에서 물이 오른 베어스 타선은 장원삼을 상대로 초반부터 활발한 폭발력을 과시하였다. 중심타선의 홍성흔과 칸투가 각각 좌측 담장과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포로 장원삼을 KO시켰다.

 

반면에 볼스테드는 어린이날 단두대 매치에서 살아남은 이후 자신감이 붙은 듯 큰 키를 이용한 내리찍는 투구로 라이온즈 타선을 압도하였다. 전날 니퍼트에 꼼짝 못하던 라이온즈 타자들은 또 다른 니퍼트의 재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9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라이온즈 타선은 볼스테드를 상대로 고작 1안타 밖에 뽑아내지 못하면서 올 시즌 첫 완봉패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하였다. 그러나 라이온즈는 9회초 최형우의 2루타, 이승엽의 우전안타로 마침내 1점을 뽑아내면서 완봉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볼스테드는 아쉽게 완봉승의 기회를 놓쳤지만 국내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3승째를 거두었다. 더욱 값진 것은 상대팀 라이온즈가 올 시즌 일요일 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었는데 그 상승세마저 중단시키면서 우세 3연전을 이끌어낸 점이다.

 

두산 베어스의 두 명의 더블 포스트 투수들의 고공 피칭이 라이온즈 타선을 무력화시키면서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최근 토종 에이스 노경은, 유희관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두 명의 장신 투수 니퍼트와 볼스테드의 활약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만약 노경은과 유희관도 페이스를 회복한다면 베어스는 충분히 선두경쟁에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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