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굴욕을 선사한 최강희호

2013. 6. 18. 23:45Sports BB/축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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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 대표팀의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울산 문수 경기장.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울산 문수 경기장 그라운드에는 이란 선수들이 쏟아져 나와서 대형 이란 국기를 펼쳐들고 마음껏 울산 문수 구장 그라운드를 활보하였다. 이란 대표팀 케이로스 감독은 승리의 환호성과 함께 최강희 감독을 향해 보란 듯이 어퍼컷 제스쳐를 날려댔다. 너무도 의기양양하여 보기가 거북할 정도였다. 하지만 딱히 대응할 수 없었다. 경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이 날 경기 후원을 맡은 삼성의 로고가 빼곡하게 들어찬 광고판 앞에서 후원사 삼성의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Man of Match (경기 수훈선수)' 기념품을 대한민국 선수가 아닌 이란 선수에게 증정하는 어색한 풍경을 연출해야만 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의 기쁨을 나눌 수 없었다. 가만히 멀뚱멀뚱 그라운드 위에서 어찌할 줄을 몰라했다. 왜냐하면 같은 시각 대한민국과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던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으며 5-1로 앞서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골만 더 들어가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졸지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나락으로 떨어질 상황이었다. 그러나 1993년에 이어 하늘이 도우셨다. 역대 최악의 재앙이 다가오기 일보 직전, 하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추락을 윤허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미 최악의 굴욕 도가니를 흠뻑 뒤집어쓴 상태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란을 맞아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친 끝에 수비수로서 기본적이 볼처리도 하지 못하고 허둥대던 김영권의 치명적인 실수에 힘입어(?) 이란에게 결승골을 내주었고, 이란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유효 슈팅은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차라리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나고 치욕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 대한민국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본인의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가장 치욕스런 결과를 울산 문수구장을 가득메운 4만 4천여 축구 팬들 뿐만 아니라 경기를 시청하던 국민들에게 선사하였다. 이란과의 경기 전부터 신경전을 펼친 것이 민망할 정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니 생각하지 못하던 굴욕스런 결과였다. 하지만 달리 보면 최강희 호가 출범할 당시부터 예고된 재앙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처음부터 대표팀 감독 자리에 별다른 미련이 없었던 최강희 감독과 사명감이 부족한 감독을 대표팀 자리에 앉혀 놓은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이 빚어낸 굴욕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1. 가장 사명감이 부족했던 대표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최종예선 일본전을 앞두고 당시 국가대표 사령탑이었던 김정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를 앞두고 가슴에 달려 있는 태극기를 항상 염두에 두라고 하면서 선수들에게 필승 의지를 불어 넣었다. 27년이 지난 2013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최강희 감독은 처음부터 대표팀 감독 자리를 수락할 때부터 본인의 임기를 규정 짓는 희한한 풍경을 연출하였다.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종예선까지만 팀을 이끌고 본선은 더 능력있는 감독이 맡아야 된다고 의견을 밝히면서 최종예선이 끝나면 자신의 소속팀인 전북으로 돌아가겠다고 스스로 임기와 역할을 규정한다.

 

이 때부터 '잘못된 만남'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 축구의 클래스는 엄밀히 따지면 아시아에서도 쉽게 넘버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동팀만 만나면 늘 허우적댔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뒤쳐지는 모습을 보인지 꽤 오래이다. 박지성이라는 세계적인 클래스 기량을 지닌 톱스타가 대표팀에서 공식 은퇴한 이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히려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본인의 역량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판단은 철저한 오판이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이란에게 두 차례나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조2위로 간신히 턱걸이하는 굴욕을 맛보았고 한 수 아래라 여기던 레바논, 카타르를 상대로도 대한민국은 전혀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였다.

 

이제 언론에서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두고 '아시아의 맹주'라는 오만하고 터무니없는 표현을 지양했으면 하는 바이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표현으로 더 이상 축구팬의 화난 심기를 자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차기 국가 대표팀 감독의 가장 우선 과제로는 196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차지하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을 내걸어야 할 것이다.

 

감독부터가 사명감이 부족하다보니 선수들의 경기력에 혼신의 열정이 들어갈리 만무하다.

 

2. 혹시 이동국에게 대출이라도 받았는가

 

최강희 감독의 쓸데없는 고집과 독선은 대표팀 감독을 맡은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공격수 이동국이었다. 물론 국내리그에서 전북의 간판 공격수로서 팀을 이끈 공로는 인정받을만 하다. 그래서 최강희 감독과 코드가 가장 잘 맞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K리그가 아니다. 대표팀에서의 이동국의 경쟁력이 과연 살아남을만한 것인지 묻고 싶은 바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꿋꿋하게 이동국을 고집하였다. 이란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손흥민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했지만 이동국은 여전히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왜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투입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수비수 대신 미드필더 김보경을 투입해 전체적인 공격 숫자를 늘리는 것이 순리였을 것이다. 2002년 6월 18일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하여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낸 히딩크의 뚝심이 지금도 생생하고 그리워진다.

 

그리고 6월 최종예선 3경기를 앞두고 최강희 감독은 그 동안 대표팀에서 중원을 굳건히 지키던 기성용, 구자철을 배제하고 김남일, 이명주, 한국영 등을 새로 기용하였다. 하지만 이명주를 제외한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완벽한 실패로 판명나고 말았다. 최근 대표팀 내부의 알력과 내분에 대한 루머성 글이 유명한 SNS를 통해 떠돌았던 적이 있다. 그 루머글을 읽다보면 현재 대표팀 내부의 곪아 있는 팀워크 분란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로 확인된 루머이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 없지만 최강희 감독 하에서 대표팀이 보여줬던 경기내용을 보면 단 한번도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잦은 멤버 교체와 특정 선수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고집은 결국 치욕스런 굴욕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3. 무능한 대한축구협회

 

조광래 감독을 중도에 해임할 때부터 온갖 평지풍파를 일으킨 대한축구협회는 사상 초유의 '자진 시한부 임기' 감독 최강희를 임명하는 희한한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최악의 자승자박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팬들의 분노와 실망은 극에 달하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지만(솔직히 현재의 경기력을 봐선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못지 않은 굴욕적인 결과를 받아들 분위기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왕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할 거라면 2015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늘 무능함과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을 반복해온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을 감안하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처럼 수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지켜보는 것이 나을 듯 싶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홈 그라운드에서 이란에게 치욕의 굴욕을 맛보는 동안 이웃 일본 대표팀은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고 홀가분하게 브라질로 건너가서 예비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컨페더레이션컵을 치르고 있다. 그 곳에서 브라질, 이탈리아, 멕시코 등 거액의 비용을 들여와야 평가전 파트너로 초빙할 수 있는 세계 축구의 강호들과 예비 스파링을 치르는 일본 대표팀의 모습이 너무도 부럽게만 느껴진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의 가장 큰 타겟은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축구 수준은 이제 아시아에서도 A급이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님, 본인의 축구 철학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제 소속팀에 홀가분하게 복귀하셔서 그토록 바라던 축구를 마음껏 구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A매치에서 상처받은 축구팬들이 과연 K리그를 보러 얼마나 많이 오실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

 

정몽규 회장님, 언론 기사를 보니 최강희 감독에게 본선까지 맡길 것을 검토한다고 하셨는데, 과연 지금도 그 생각이 변함 없으신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그 동안 보여왔던 구태의연한 편가르기 행태는 이제 과감하게 버릴 준비가 되셨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 수준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셔서 장기적인 육성계획도 수립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정말 형편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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