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의 시간 동안 더욱 공고해진 물질 만능주의, 그리고 '로보캅'
1987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늦은 밤, 필자는 가족들과 함께 충무로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모두가 불이 꺼져 있는 적막한 어둠 속에 홀로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히는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건물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가득 메워져 있었다. 어둠 속에서 홀로 불을 밝히던 그 건물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1920석, 70mm 대형 스크린)의 대한극장이었고, 당시 대한극장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로 '로보캅'이 개봉되었다. 사이보그 로보캅이 경찰차에서 내리는 모습의 포스터가 찬란히 불을 밝히는 가운데 당시로선 파격적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심야 개봉된 광경을 보면서 도대체 '로보캅'이 어떤 영화일까 하는 궁금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며칠 후에 필자는 ..
201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