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짱꼴라 유희관의 의미있는 100승

2021. 9. 20. 10:1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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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좌완투수 유희관(35세)이 9월 19일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무실점, 탈삼진 4개의 호투를 기록하면서 마침내 통산 100승을 달성하였다.

출처 - 두산베어스 페이스북

두산베어스 순수 프랜차이즈 출신으로는 우완 투수 '짱꼴라' 장호연 (109승)이후 두 번째로 달성한 100승이다. 같은 팀내 좌완 투수 장원준의 경우 롯데 시절 85승, 두산에서 44승을 올려 통산 129승을 달성 중이다.

장충고-중앙대를 거쳐 2009년 2차 6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유희관은 입단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3년 니퍼트의 대체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후 로테이션을 자리잡으면서 베어스의 좌완 에이스로 도약하였다.

그의 연도별 성적은 다음과 같다.
2013년 (27세) 145.1이닝 10승 7패 1세 ERA 3.53
2014년 (28세) 177.1이닝 12승 9패 ERA 4.42
2015년 (29세) 189.2이닝 18승 5패 ERA 3.94
2016년 (30세) 185.2이닝 15승 6패 ERA 4.41
2017년 (31세) 188.2이닝 11승 6패 ERA 4.53
2018년 (32세) 141이닝 10승 10패 ERA 6.70
2019년 (33세) 166.1이닝 11승 8패 ERA 3.25
2020년 (34세) 136.1이닝 10승 11패 ERA 5.02
2021년 (35세) 55.1이닝 3승 5패 ERA 6.67
통산 1402.1이닝 100승 67패 1세 ERA 4.52

2013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유희관은 8시즌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달성하였다. 그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즌은 두산베어스가 본격적으로 왕조를 구축하기 시작했던 2015시즌과 2016시즌이라 할 수 있다. 2015시즌 팀 내 최다인 18승을 올린 유희관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등판하여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팀의 14년만의 우승에 공헌한다.

2016시즌에는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과 함께 판타스틱 4 선발진을 구축하여 두산베어스의 완벽한 우승에 기여했다.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28km로서 리그 평균 142km에 한창 못 미친다. 그러나 그는 예리한 제구력과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리는 템포피칭으로 150km 강속구 투수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다.

KBO리그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기량 업그레이드 속도가 투수들을 앞서가면서 유희관의 평균자책점도 대부분 4점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두들겨 맞더라도 그는 마운드 위에서 버티고 또 버텼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6점대에 다다르던 2018시즌에도 그는 끝까지 마운드 위에서 버텼고 10승을 기어이 달성했다.

두산베어스의 전력이 워낙 탄탄한 덕분에 수혜를 입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유희관 본인의 기량이 선발투수로서 5이닝 이상 버텨낼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유희관은 마침내 100승 고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

유희관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로는 과거 1986시즌부터 1999시즌까지 삼성과 롯데에서 활약했던 기교파 투수 성준을 꼽을 수 있다. 성준은 대표적인 리그의 기교파 투수였다.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인터벌을 길게 유지하는 신중한 템포피칭으로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우스갯소리로 OB의 장호연과 삼성 성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경기는 마음을 내려놓고 느긋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성준은 1998시즌까지 삼성에서 96승을 달성한 후 1999시즌 롯데에서 통산 100승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1승에 그쳤고 그 시즌을 마지막으로 37세에 은퇴하였다. 타자들을 압도하는 위력적인 공이 없음에도 성준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37세까지 현역생활을 지속했다.

유희관도 27세에 본격적으로 1군에 데뷔하여 35세에 100승을 달성하였다. 공이 느리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편견과 싸워야 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우선 순위로 선택되지 못하는 설움도 겪어야 했지만 유희관은 맷집으로 버텨서 마침내 KBO리그에서 32번째로 100승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좌완투수로는 7번째)

두산베어스는 전신 OB베어스 시절부터 좌완 파이어볼러를 끊임없이 갈망하였다. 1989년 이진, 1992년 이상현, 1994년 류택현, 1997년 김영수, 1998년 이혜천, 2010년 장민익 등 팀에서 큰 기대를 걸고 좌완 파이어볼러를 영입했지만 그나마 이혜천 정도만이 꾸준히 활약하였다.

베어스 한 팀에서 꾸준히 활약한 기교파 투수 유희관이 팀 내 첫 좌완투수 100승을 달성하였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한 승리로서 인정받아야 할 기록이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좌완 유망신인들을 대거 지명하였다. 35세까지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온 유희관이 자기 관리 노하우를 신인들에게 잘 전수해준다면 두산의 좌완 파이어볼러 갈증 해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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