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수 안철수 후보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21. 11. 11. 13:54Current Affair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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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월 1일 공식적으로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2017년 19대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출마입니다. 그리고 후보를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양보했던 2012년 18대 대선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 대선 출마가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세 번 이상 출마하여 당선된 경우는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후보가 유일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7대 대통령선거,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여 낙선했으나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3金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중의 한 명인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과 소위 'DJP 연합'이라 부르는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당선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령 도전사>

1970년 7대 대통령선거 신민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2위 (낙선, 5,395,900표, 득표율 45.3% / 1위 공화당 박정희 후보 6,342,828표, 득표율 53.2%)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평화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3위 (낙선, 6,113,375표, 득표율 27.0% / 1위 민정당 노태우 후보 8,282,738표, 득표율 36.6% / 2위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 6,337,581표, 득표율 28.0%)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2위 (낙선, 8,041,284표, 득표율 33.8% / 1위 민자당 김영삼 후보 9,977,332표, 득표율 42.0%)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후보로 출마 - 당선 (10,326,275표, 득표율 40.3% / 2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9,935,718표, 득표율 38.7% / 3위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4,925,591표, 득표율 19.2%)

김대중 전 대통령 외에 대선에 세 번 출마하여 각각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인물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입니다.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와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두 번 모두 2위로 낙선했으며,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무속속으로 출마했으나 3위에 그칩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도전사>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2위 (낙선, 9,935,718표, 득표율 38.7% / 1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10,326,275표, 득표율 40.3% / 3위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4,925,591표, 득표율 19.2%)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2위 (낙선, 11,443,297표, 득표율 46.6% / 1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12,014,277표, 득표율 48.9%)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 무소속 대통령후보로 출마 - 3위 (낙선, 3,559,963표, 득표율 15.1% / 1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11,492,389표, 득표율 48.7% / 2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6,174,681표, 득표율 26.1%)

<안철수 후보 대선 출마 이력>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로 출마 - 3위 (낙선, 6,998,342표, 득표율 21.4% /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13,423,800표, 41.1% /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7,852,849표, 득표율 24.0%)

안철수 후보는 5년 전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원내 제3당이었던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여 21.4%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호남 지역 의원들을 주축으로 창당한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호남지역 대부분의 의석을 싹쓸이하면서 창당 2개월여만에 원내 제3당으로 도약하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당은 존재하지만 5년 전과의 존재감과는 전혀 다른 3석의 원외정당이 되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양당정치 시대에서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와 더불어 정권교체가 아닌 제3세력에 의한 세력교체를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의 아젠다가 아직까지는 확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19대 대선 이후 제 3정당이었던 국민의힘은 개혁보수를 주창하는 당시 유승민 의원의 바른정당과 합당,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면서 제3지대의 세력확장을 꾀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현실 정치의 벽과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대구, 경북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은 국민의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호남지역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국민의당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통해 존립기반이 급격히 약화됩니다.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대한민국 선거 지형도에서 제3정당에서 대통령이 배출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통일국민당의 정주영 후보 (16.3%), 1997년 15대 대선에서 국민신당의 이인제 후보 (19.2%), 그리고 2017년 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4%) 등이 양강체제를 위협하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모두 3위에 머무릅니다.

개인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조직의 열세로 결국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균질 후보'를 주창하며 출마했던 신정치개혁당 박찬종 후보는 4위에 머물렀고 (1,516,047표, 득표율 6.4%), 과거 여당과 제1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던 이회창 후보는 대선 세 번째 도전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15% 득표에 머무릅니다.

그나마 가장 성공했던 제3정당은 1995년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김종필 총재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었습니다. 1996년 총선에서 역대 제3정당 최다 의석인 원내 50석을 획득한 자민련은 1997년 대선에서는 김종필 총재가 후보 출마를 접고 김대중 후보와 연합하면서 선거에서 결정적인 캐스팅보드 역할을 합니다.

출마 대신에 강력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연합정권 창출에 성공했던 15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자민련이 제3세력의 가장 성공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대선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제로에 가깝습니다. 특히나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국민의힘 양당체제가 매우 공고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리면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와해되었습니다. 와해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리가 되었고 선거에서 이미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습니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집권여당이 와해된 상태에서 보수 지지층과 중도 지지층을 끌어 모으면서 대선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기존에 대선 3수 이상 도전했던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아래의 요소가 부족합니다.

1. 확실한 지역기반의 부재 -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이라는 강력한 지역을 기반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장했습니다.

2. 대중 호감도 및 인지도의 부재 - 안철수 후보가 현재 대선에 출마한 양강 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 대비 확실하게 차별화된 대중적인 인지도나 인기를 모으고 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1992년 당시 '무균질 정치'를 내세웠던 박찬종 후보의 인지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3수 도전 직전에 출마했던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35%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대선 3수에 도전할 때도 상당한 대중적인 지지 기반과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할 당시 확보했었던 폭발적인 인기는 이미 10년 전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안철수 후보의 곁에 있었던 많은 인재들이 지금은 같이 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안철수 후보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2011년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인지도를 모을 당시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 당시 대표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금태섭 전 의원 등은 이제 곁에 없습니다.

국민의당에서 최근까지 안철수 후보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김근식 교수는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대선행보는 험난한 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3지대 후보로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서는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해야 할텐데 윤석열 후보가 현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면서 더더욱 입지가 축소되는 형국입니다. 

올해 연말이 지나면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대선이 전개되면 안철수 후보의 가치 상승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포지션은 제3세력 후보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종착역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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