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8. 16:20ㆍSports BB/야구라
도쿄올림픽 야구 개막전부터 이변이 일어날 듯 보였다. 9회말 1사까지는 그러나 사소한 베이스커버 실수가 균열을 불러 일으켰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일본이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일본과 도미니카 공화국 간의 도쿄올림픽 야구 개막전은 일본 프로야구 (NPB)에서 활동 중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간의 맞대결로 진행되었다.
야마모토는 자타공인 현재 NPB 최고의 에이스 투수이다. 올 시즌 113.2이닝 투구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2019 프리미어 12 대회 결승전에서는 8회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라 이정후, 박병호, 김재환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가공할 위력을 선보였다.
178cm의 투수로서는 작은 신장임에도 불구하고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150km에 육박하는 커터가 육안으로 도저히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리고 변화구의 위력과 회전도 상당하여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투구폼을 보니 작은 신장임에도 불구하고 투구 메커니즘이 견고하게 잡혀 있는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 팔 회전 동작은 2000년대 초반 KBO리그를 휘어잡은 마무리 투수 '조라이더' 조용준 (현대 유니콘스)을 연상하게도 한다. 지금 구질로 봐서는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만 작은 체구에서 발생하는 다이나믹한 투구폼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 즉 내구성이 그의 롱런 여부를 결정할 듯 싶다.
선발투수 야마모토가 워낙에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니까 바로 다음에 등판하는 투수가 고전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마치 2015 프리미어 12 대회 결승에서 8회까지 오타니에 꽁꽁 묶였던 대한민국이 위력적인 공을 선보이던 오타니의 뒤를 이어 등판한 구원투수들을 손쉽게 공략했던 장면처럼 말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7회에 마운드에 오른 아오야기 코요(한신 타이거즈)로부터 선취 2득점을 뽑아냈고, 9회에는 구리바야시 요지(히로시마 카프)로부터 1점을 더 추가하였다.
도미니카 공화국 선발투수로 등판한 좌완 메르세데스도 빠른 디셉션 동작으로 일본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였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3~144km 정도 나왔지만 일본 타자들이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워낙에 일본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본 덕분인지 빠른 템포로 자신감있게 자신의 공을 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9회 1사 2,3루에서 추가점을 더 내지 못한 것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 되었다. 9회 1사까지는 우주의 기운이 도미니카 공화국을 돕는 것처럼 보였다. 8회말 1사 1,2루에서 요시다의 짧은 좌전안타가 나왔을 때 홈으로 쇄도하던 야마토 데쓰야를 도미니카 좌익수 미에세스의 정확한 홈송구로 보살에 성공하던 장면이 나오고 바로 이어진 9회초 도미니카 공격에서 쐐기점이나 다름 없어 보이던 추가점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도미니카 공화국이 이변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2014시즌 KBO리그에서 KIA의 마무리로 활약할 당시에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어쎈시오는 기본적인 커버플레이를 망각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결국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3-2로 추격을 허용하는 장면에서 도미니카 벤치가 좀 더 기민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나바 감독 부임 이후 일본은 고비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점점 팀 전력이 강해지는 느낌이다. 도미니카 공화국도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의 예리한 변화구에 쉽사리 덤비지 않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에서 결국 두 팀과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우선은 이스라엘과 미국 전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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