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8. 22:59ㆍEntertainment BB
매년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개최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올해에는 예정대로 11월에 열렸습니다.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지난 41회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 2월에 부득이하게 연기되어 개최되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의 악몽은 멈추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일상회복을 위한 단계적인 움직임들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42회 청룡영화제도 지난 시상식 때보다는 좀 더 유연하게 개최될 수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후원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후원사가 조선일보라서 언뜻 보기에는 매우 보수적인 색채의 시상이 이뤄질거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이창동 감독이 수상을 거부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청룡영화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인디영화의 감독 또는 주연배우들을 과감히(?) 발굴하여 상을 수여하고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발굴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진행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영화제 중에서 청룡영화상은 모든 영화인들과 팬들이 인정하는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입니다. 어쩌면 이 권위는 외부 환경의 시선을 버리고 오직 영화에만 집중해서 판단하는 청룡영화제의 노력이 스스로 세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2회 청룡영화상 진행은 '청룡의 여인' 김혜수 배우와 2019년부터 김혜수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연석 배우가 함께 맡았습니다. 지난 2019년 청룡영화상 시상식 당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주요 부문을 싹쓸이하면서 그 외 영화를 통해 상을 받은 배우들이 저마다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는데..."라는 멘트가 유행어처럼 화제를 모으고 재미를 안겼던 기억이 납니다.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된 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의 치열했던 전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던 남북 대사관 직원들의 치열한 모습을 감정을 배제한채 정제된 시선으로 박진감 넘치게 묘사했던 영화 '모가디슈'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고,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가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조명상, 편집상, 음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합니다.
억지 신파 없이 소말리아 내전 당시 긴박했던 순간과 생존을 위해 이념을 뛰어넘고 서로 전략적으로 손을 잡아야했던 남북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의 사투를 정제된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모가디슈'는 역시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보는 동안 영화가 참 세련되었다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었습니다.
설경구는 2002년 '공공의 적' 이후 19년 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문소리와는 2002년 영화 '오아시스' 이후 19년 만에 시상식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게 됩니다.
올해 충무로 최고의 발견은 구교환 배우일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영화 '반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후 올해 '모가디슈', 넷플릭스 드라마 'D.P.', '킹덤 - 아신전' 등에서 다양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