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던 5분의 시간을 탈출시킨 손흥민의 극장골 - 한국 vs 시리아 리뷰

2021. 10. 7. 22:53Sports BB/축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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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시리아 경기가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진행되었다. FIFA 랭킹 81위 시리아는 A조에서 레바논과 더불어 약체 그룹에 속한다.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인만큼 반드시 승점 3점 획득이 필요한 경기였고, 무승부는 패배나 다름없는 결과이기에 오직 승점 3점만이 필요했다.

벤투 감독은 승점 3점 획득을 위해 유럽에서 리그를 치르고 귀국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페네르바체) 등의 유럽파를 대거 스타팅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전반전에서는 득점 찬스를 잡고도 고질적인 슛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고 0-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시리아와의 경기는 늘 접전이 펼쳐지고 고전하는 양상이 많았는데 전반전에서도 16분 상대의 역습에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후반전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아야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후반 1분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황인범(루빈 카잔)이 직접 때린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구석으로 절묘하게 들어가면서 기다리던 선취점을 뽑았다.

시리아도 더 이상 라인을 내릴 수 없기에 대한민국으로서는 더 많은 득점찬스를 맞이할 수 있었다. 추가골만 넣으면 경기 흐름을 좀 더 쉽게 가져갈 수 있었는데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는 답답한 양상이 계속 전개되었다.

시리아는 공격수를 보강하면서 라인을 더 올렸다. 후반 25분이 지나면서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후반 38분 시리아는 대한민국의 우측 빈 공간을 절묘히 침투하여 크로스를 올렸고 대한민국 수비수 사이로 빠진 공을 시리아의 크르빈이 절묘한 터닝슛으로 동점을 만들어낸다. 경기종료가 1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의의 역습을 당한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암담한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중계를 하는 해설진과 캐스터들도 연거푸 한숨을 내쉬면서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의 멘트를 지속하였다. 속된 말로 '멘붕'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벤투 감독은 동점골을 내준 후에야 황인범 대신 조규성(김천 상무)을 투입하여 타겟맨 역할을 맡겼다.

후반 43분 대한민국은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한 심판의 판정에 의해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상대 진영으로 띄운 볼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민재가 상대 수비수보다 한 뼘 더 높이 뛰어올라 정확한 헤딩으로 상대 수비진의 빈 공간에 떨어뜨렸고 손흥민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크로스 킥으로 2년 만에 A매치 필드골을 뽑아낸다.

패배나 다름없는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기 직전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의 구세주가 되었다. 후반 30분 이후 현격히 지쳐보였던 손흥민은 골을 넣은 이후 골이라는 엔돌핀 효과 덕분인지 한층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옥의 테헤란 원정을 앞두고 더 지옥같은 상황을 맞이할 뻔 했던 대한민국 축구는 극적으로 생환하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용병술은 여전히 융통성이 부족해 보이고, 가용 자원 활용 면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바꾸는 교체가 아닌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교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승점 3점을 따냈지만 손흥민, 황희찬은 풀타임을 뛰었다. 수비수 김민재도 지속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체력소모가 많이 발생했다. 테헤란 원정까지 앞으로 남은 5일 동안 컨디션 회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시리아 전은 당연히 승점 3점을 따내는 것으로 계산된 경기였다. 계산은 겨우 맞췄지만 테헤란에서 쾌조의 컨디션으로 이란과 맞붙어서 후회없는 일전을 펼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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