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즌 중 체질교체의 초강수를 띄운 FC서울

2021. 9. 6. 22:23Sports BB/축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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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FC서울은 전통적인 명문구단 중의 하나로 손꼽혔다. 1985년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래 총 6회 리그 우승과 더불어 2010년대 중반까지는 상위권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특히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이 독보적인 장점으로 부각되는 구단이다. 2010시즌 넬로 빙가다 감독이 팀을 이끌고 우승했을 당시 FC서울의 홈 구장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는 546,397명의 총 관중이 입장했고 이는 지금도 깨어지지 않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총 관중 기록이다.

또한 수원 삼성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K리그에서 '슈퍼매치'라는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각종 관중 동원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런데 문제는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모두 철지난 과거형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6 리그 우승 이후 FC 서울은 더 이상 상위권 팀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할만큼 하위권에서 좀처럼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구단의 투자가 2010년대 전성기 시절 대비 상당 부분 줄어들면서 FC 서울 답지 않은 모습이 자주 노출되고 있다.

단적인 사례로 지난 시즌 최용수 감독이 중도 사퇴하고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하다가 김호영 감독마저 구단과의 의견 충돌로 팀을 떠난 이후 빠른 시간 내에 후임감독 선임이 진행되지 못하고 감독대행의 대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체제로 구단이 운영된 모습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광주 FC 감독 시절 상대적으로 빈약한 팀 스쿼드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상위 레벨로 승격시키면서 지도력을 인정 받은 박진섭 감독을 영입했다. 박진섭 감독에 대한 팬들과 구단의 기대가 상당했는데 시즌 초반에는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주전들의 잦은 부상과 불균형적인 스쿼드 구조에 따른 잦은 라인업 변경은 FC 서울의 경기력의 불안을 불러 일으켰고 팀은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9월 5일 전북에게 3-4로 패한 서울은 25경기를 치른 현재 6승 7무 14패, 승점 25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 성적이 유지되면 팀 창단 이후 최초로 2부 리그 강등을 맞이하게 되는 최대 위기 상황이다. 특히나 전북을 상대로 서울은 2017년 7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 

명문구단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추락한 FC서울은 결국 박진섭 감독이 부임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FC서울의 현재 상황을 두고 축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몇 가지 루머들이 돌기도 한다. 젊은 선수들이 코인과 주식에 투자하다가 고참 선수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는데 이에 대해 비아냥 거렸다는 소문,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간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문 등이 돌기도 하는데 결국 박진섭 감독이 팀을 장악하는데 실패했다는 소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FC서울은 박진섭 감독의 사퇴 발표와 동시에 후임감독에 안익수 선문대 감독을 선임했다. 안익수 감독은 2010-2011 시즌 FC 서울 수석코치를 역임했으며, 이후 성남, 부산, 그리고 U-20 대표팀,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등을 거쳐 현재는 선문대를 지휘하고 있다.

선수단에 자율적으로 일임하는 박진섭 감독과 달리 안익수 감독은 대표적인 강성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팀의 체질개선 및 선수단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에 드라이브를 걸기로 결정한 것이다. 안익수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 팀에 어느 정도 효과가 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황선홍, 최용수, 박진섭 등 K리그에서 명망을 얻었던 감독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독이 든 성배' 자리로 전락한 FC서울 감독 자리이다.

구단에서 안익수 감독에게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지도 변수이다. 안익수 감독은 특정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스타일인 만큼 기존 주축 선수들과 마찰도 충분히 예상된다. 특히나 2013 시즌 안익수 감독은 SNS로 현재 FC 서울의 주력 선수인 기성용과 마찰을 일으킨 적도 있는데 과연 기성용과의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도 관심사이다.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구단은 이례적으로 안익수 감독에게 계약기간 3년을 제시했다. 과연 안익수 감독의 개혁 드라이브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남은 라운드에서 FC 서울이 반등할 것인지 여러모로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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