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올 시즌을 기대하게 할만한 이글스의 개막전

2014. 3. 31. 08:13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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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시즌 128경기 중에서 개막전은 128경기 중의 한 경기라 여길 수도 있다. 특히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강팀들의 경우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어이없는 참패를 경험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언제 그랬냐는 듯 툭툭 털어내고 치고 올라가서 결국 시즌 종료 시점에는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내곤 한다.

 

하지만 전력이 다소 약하거나 선수단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는 팀들의 경우 개막전의 성과에 따라 시즌 전체의 사기 또는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08시즌 대전구장 개막전에서 매년 약체로 평가되던 롯데 자이언츠가 신임감독 제리 로이스터의 지휘 하에 달라진 화력 및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모두를 놀래켰고, (그것도 리그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말이다.) 결국 그 상승세는 시즌 내내 이어지면서 자이언츠는 지긋지긋한 가을 무대 진출의 한을 풀어낼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이글스는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9회말 직전까지 리드를 거머쥐면서 깔끔한 첫 승을 올리는 듯 싶었지만 9회말 수비에서 이상하도록 꼬이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결국 허망하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역전패의 후유증이 컸던 탓인지 이글스는 지난 시즌 첫 승을 거두기까지 무려 13경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시즌 초반 연패의 후유증 탓인지 이글스는 좀처럼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올 시즌 이글스는 또 다시 개막전에서 자이언츠와 맞붙었다. 2011년부터 무려 4년 연속, 똑같은 장소(사직구장)에서 맞붙은 것이다. 이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테이블 세터진(정근우, 이용규)을 완성하고 외국인 선수 라인업도 전면 교체하였다. 달라진 이글스의 시험대가 3월 30일 사직구장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우천으로 개막전이 순연된 이후 개막전을 일요일에 치르게 된 부산 사직구장은 빈자리가 꽤 눈에 많이 들어왔다. 2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에 입장한 관중은 22,530명. 비록 일요일 경기가 토요일보다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게 들어온다고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전력보강에 나서고 사직구장 인프라도 새롭게 개선한 측면을 감안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여전히 부산 야구팬들의 야구열기가 휴화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었다.

 

미디어데이에서 차마(?) 공개하지 못한 양팀의 선발투수 카드는 자이언츠의 송승준과 이글스의 케일럽 클레이였다. 이글스는 1회 선취점의 기회를 놓쳤지만 2회 2사 만루에서 신입 용병 펠릭스 피에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 2점을 뽑아낸다. 이글스는 이 날 경기에서 뽑은 4점을 모두 2사 후에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4회초에는 피에의 2루 도루에 이은 4번 김태균의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아냈는데, 기동력과 타격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7회초 3-2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자이언츠는 또 다른 선발요원 옥스프링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그러나 고동진이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으로 팀 투수진에 부담을 덜어 주었다.

 

이글스는 공,수 양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훨씬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2루수 정근우는 넓은 수비범위로 내야를 견고하게 잠갔으며, 타선은 이용규, 정근우, 피에가 가세하면서 주포 김태균에게 집중되던 견제를 분산시키는 효과까지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글스는 선발 클레이의 호투 이후 최영환, 박정진, 김혁민, 송창식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무실점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막아내는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다. 반면에 자이언츠는 선발요원 옥스프링까지 투입하는 승부수까지 띄우고도 승리를 거머쥐는데 실패했는데 위안을 삼는다면 올 시즌 제 몫을 해줘야할 톱타자 이승화와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예상되는 박종윤이 각각 팀내 첫 타점과 첫 홈런을 기록한 부분이다.

 

개막전 달라진 모습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거머쥔 이글스가 과연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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