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규 오리지널 <D.P.> 시즌 1 순삭후기

2021. 8. 28. 03:36Entertainment BB/movi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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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툰 원작을 각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시즌 1이 오늘 공개되었습니다. D.P.는 탈영한 병사들을 잡아오는 헌병 군무이탈 체포조를 뜻한다고 합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유대위 역을 맡았던 정해인이 다시 한 번 군인 역할(안준호 이병)을 연기합니다. 이번에는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를 이탈한 병사들을 다시 복귀시키는 역할입니다.

요즘 영화 <모가디슈>에서 돋보였던 구교환이 안준호 이병(정해인)과 함께 체포조를 이끄는 한호열 상병을 맡았습니다.
탈영한 병사들을 잡으러 나왔다가 막상 그들의 숨겨진 사연들을 통해 군대 생활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드라마 <D.P.> 시즌 1은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에 6개 에피소드를 순삭할 만큼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비슷함이 느껴집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사연을 가진 이들이 교도소에서 함께 어울리며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에 집중하는 반면, 'DP'는 군대생활을 이탈한 이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전개됩니다.

감빵이나 군대 모두 특수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두 공간 모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감빵의 무기수는 예외입니다.) 두 공간 모두 삭막하고 내부적으로 철저한 위계질서를 통해 유지되고 약육강식이 난무합니다. 물론 우정과 인간미가 싹트기도 합니다. 철저한 양면성이 도사리는 공간입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교도소 내의 수감자들간의 우정과 인간미에 더 포커스가 된 반면, 'DP'는 비인간성이 지배하고 진급에 눈이 먼 지휘관의 욕심에 의해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군대생활의 부조리함을 처절하게 묘사합니다.

<D.P.>의 주인공 안준호 이병(정해인)은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났고 늘 맞고 돈까지 뜯기면서도 아버지를 놓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원망을 동시에 품고 살아갑니다. 복싱 선수 출신이라 누구와 대적해도 쉽게 밀리지 않는 근성을 지녔습니다. 동시에 탁월한 촉이 있어서 입대하자마자 그의 촉을 통해 탈영병 위치 확보에 도움을 얻은 박범구 중사(김성균)에 의해 DP로 발탁됩니다.

안준호의 콤비이자 상사인 한호열 상병(구교환)은 껄렁껄렁하고 뺀질하지만 치밀한 준비와 풍부한 경험을 통해 탈영병들을 귀신같이 찾아내는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무부대 생활력도 강해서 악질 병장 황장수(신승호)의 어떤 갈굼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탁월한 기지로 슬기롭게 대처합니다.

박범구 중사(김성균)는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내면을 지닌 상남자입니다.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맞설줄 아는 용기의 소유자입니다. D.P. 체포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는 상남자 캐릭터입니다.

임지섭 대위(손석구)는 출세 지향적인 행동에 주저함이 없지만 불의와 정의 사이에서 늘 번뇌를 거듭합니다. 박범구 중사와 티격태격 신경전을 펼치지만 결국 정의를 택하고 이타심을 발휘합니다.

탈영병들을 추적하는 과정도 긴장감 넘치지만 곳곳에 깔린 유머코드가 긴장을 풀어줍니다. 밀당의 기술이 돋보이는 연출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살리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 '뺑반'을 연출한 한준희 감독의 전작들에서처럼 쫄깃한 긴장감 속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제공됩니다.

정해인 배우는 이미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유대위를 통해 군인 연기를 소화한 적이 있어 자신의 배역을 편안하게 잘 소화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발견은 구교환 배우입니다. 영화 '반도','모가디슈', 그리고 최근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 아신전'까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데 이번 한호열 상병 역은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구교환 배우의 찰진 연기력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6부작을 정신없이 보았는데 구타, 성희롱 등이 여전히 만연하는 군대생활의 씁쓸한 단면이 극적인 요소를 위해 과장되기도 하지만 적나라하게 묘사됩니다. 저도 90년대에 현역 군생활을 했지만 운좋게도 제가 있던 부대는 구타나 쓸데없는 군기잡기가 그렇게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군대에서 부당하게 괴롭힘을 당하는 희생자들이 계속 나오는 현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쉽지는 않다는 것을 극중에서 내무반에 있는 수통을 묘사하는 대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수통에 새겨진 1953이란 숫자는 바로 6.25때 사용되었던 수통을 뜻합니다. 수통도 바뀌지 않는데 하물며 군대 문화가 쉽게 바뀔 수 있겠냐라는 반문을 합니다. 그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전달됩니다.
6부작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연출의 짜임새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D.P.>의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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