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 100만 관중 돌파 초읽기

2014. 4. 21. 02:04Sports BB/야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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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프로야구가 정규시즌 75경기를 치른 4월 20일 현재 969,106명의 관중을 동원하여 1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화요일에 치러진 경기의 좌석점유율이 52.6%인 것을 감안하면 화요일에 펼쳐질 4개 구장(목동, 문학, 대전, 대구)에 들어올 예상관중은 33,191명 정도이다. 그렇다면 화요일 정규시즌 79경기만에 100만 관중 돌파가 예상된다. 역대 최단 기간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2012시즌(65경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대 2위기록인 1995시즌의 79경기와 동일한 기록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100경기만에 100만 관중 돌파를 이루어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행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 관중이 지난 시즌 대비 증가한 요인은 무엇일까.

 

 

 

1. 새로운 인프라에 대한 관심

 

올 시즌을 앞두고 풀타임 정규시즌을 치르는 구장으로서는 2002년 문학구장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 챔피언스 필드가 개장되었다. 메이저리그 구장을 연상하게 하는 구조와 쾌적한 관람환경이 개장 이전부터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열악했던 무등구장을 벗어나 메이저리그 구장 부럽지 않은 쾌적한 시설에서 경기가 펼쳐지게 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광주 홈팬들도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광주 챔피언스 필드는 개장 이후 총 8차례의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으며, 2차례 매진을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평균관중 14,444명(좌석점유율 65.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타이거즈의 홈경기가 펼쳐졌던 무등구장의 수용인원(12,500명)을 넘어서는 평균관중을 기록하고 있는데 홈팀 타이거즈 성적이 상승세를 보인다면 챔피언스 필드는 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제2홈구장으로 사용될 울산 문수야구장도 쾌적한 시설로 새롭게 개장되어 정규시즌 3경기를 치렀는데, 3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면서 그 동안 프로야구에 목말라하던 울산 야구팬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다.

 

새롭게 개장된 야구장들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구장들도 있는데, 그 중에 대전구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2시즌 내야 증축공사, 2013시즌 외야 확장 및 테마존 형성을 통해 단계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하던 대전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던 포수 뒤 관중석을 신설하여 대전 야구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가장 악명높은 열악한 시설의 야구장이었던 대전구장은 이전의 칙칙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가장 성공적인 리모델링 야구장으로 탈바꿈하였다. 총 8경기를 치른 대전구장은 좌석 점유율이 무려 71.9%에 달하고 있는데 홈팀 이글스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충성심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이면에는 매년 팬들을 위한 인프라 보강에 노력을 쏟아 붓는 이글스 프런트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잠실구장도 올 시즌을 앞두고 보다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내야 관람석 중 좌석간격이 다소 비좁았던 옐로우석을 모두 들어내고 이전보다 1,000석 이상을 줄이는 대신 좌석간격이 보다 넓어진 네이비석으로 전면 교체하였다. 또한 익사이팅 존을 새로 신설하여 볼거리를 향상시켰다.

 

사직구장도 최신 메이저리그급 전광판 도입을 통해 보는 재미와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시켰으며, 메이저리그 야구장들처럼 전광판 위에 부산의 상징인 광안대교 철골 조형물을 설치하여 획일적인 전광판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이처럼 부단한 인프라 개선은 팬들의 흥미를 증대시킴과 동시에 야구장 관람의 질을 보다 업그레이드 시켜 야구관람을 일상의 여가문화로 자리잡게 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2. 팽팽한 순위싸움 그리고 수준급 용병타자의 가세

 

지난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신생팀 NC 다이노스와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 4위권 팀에 승률 인플레 현상이 빚어졌다. 극심한 상하위권 팀간의 전력격차로 인해 흥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었는데, 올 시즌 초반은 9개팀이 2승2패 동률을 이루는 유례없는 현상이 펼쳐지는 등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면서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4월만 하더라도 1승을 거두는 것조차 버거웠던 NC 다이노스는 4월 20일 현재 11승 6패로 강팀 SK 와이번스와 함께 리그 공동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 한화 이글스도 FA 정근우, 이용규 등을 영입하여 지난 해보다 확연히 강해진 전력으로 다크호스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포의 타선으로 타팀에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시즌 초반 리그 선두에 오르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 롯데 자이언츠도 지난해보다 한층 끈끈해진 팀 컬러로 호시탐탐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이용규, 윤석민이 빠지면서 전력의 급격한 약화가 우려되었던 KIA 타이거즈는 FA로 영입한 이대형이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이용규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으며, 투수진은 용병 홀튼과 좌완 에이스 양현종, 그리고 프로 4년차 한승혁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고 호시탐탐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2위팀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히 치고 올라갈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지난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 베어스도 어이없는 실수만 줄인다면 언제든지 상위권을 넘볼 수 있는 전력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절대강자 없이 모든 팀들이 상위권을 넘볼 수 있는 순위구도는 매일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내용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3년 만에 리그에 선을 보인 용병 타자들은 수준급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각팀 용병 타자들 중에 먹튀는 눈에 띄지 않고 저마다 기대 이상의 화력을 선보이면서 경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3. 봄다운 봄날씨

 

지난 시즌 4월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해 야구장에서 3시간 이상 앉아 관람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결국 시즌 초반 관중감소 요인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올 시즌은 4월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더 높아진 날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가족, 연인 단위의 관람이 늘어나게 되었다. 최다 관중을 동원했던 2012시즌 4월도 유난히 따뜻했던 날이 많았는데 올 시즌도 비슷한 형태의 기후를 유지하면서 보다 많은 관중들이 따뜻한 날씨에서 쾌적한 그라운드를 지켜볼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새로운 인프라의 보강, 각 팀간의 전력 편차 감소, 그리고 온화한 날씨 등의 세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2014 프로야구는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들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각 구단마다 홈경기에 응원단을 동원하지 않으면서 추도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안산출신의 김광현(SK 와이번스)은 자신의 동향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구호작업을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NC 다이노스 구단 또한 세월호 구호성금을 기부하는 등 국민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따른 의무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도 성금을 기부하고 자신의 라커룸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문구를 걸어놓는 등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구단과 선수들이 사회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선수와 구단 외에 다른 구단들도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번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지원 및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만 지나친 승부욕으로 인해 4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상호간의 동업자 정신 및 예의를 망각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는 페어플레이를 선보인다면 2014 프로야구 관중 동원에는 청신호가 계속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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